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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 오른 北 김정은, '핵보유국 선언' 전 내부결속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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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공세'로 국면 전환 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도

백두산 오른 北 김정은, '핵보유국 선언' 전 내부결속용?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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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북한에서 백두산은 '혁명의 성산(聖山)'이라 불린다. 김일성 주석이 항일 빨치산 활동을 폈던 곳이자 김정일의 출생지로 북한이 '3대 세습'의 정당성을 선전하는 곳이기도 하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급(ICBM) '화성-15형' 도발 이후 내년 신년사를 앞두고 백두산을 등정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는 9일 김 위원장의 백두산 등정 소식을 일제히 전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위대한 조선의 '11월 대사변'을 이루시고 백두산을 찾았다"며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장군봉 마루에 서시여 억년 드놀지 않는 백두의 신념과 의지로 순간도 굴함 없이 국가 핵 무력 완성의 력사적 대업을 빛나게 실현해오신 격동의 나날들을 감회깊이 회억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행보는 지난 달 29일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뒤 국면 전환을 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내년 신년사에서 핵 보유국가임을 공식 선언하기 전, 오는 17일 김일성 사망 6주기를 앞두고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4년 11월에도 백두산에 오른 뒤 2015년 1월 1일 신년사에서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시사한 바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신년사에서 상당 부분 핵보유국 선언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그러면서 평화공세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북한의 화성-15형 발사 이후 북미 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지만 북한에서 이전과 다른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최근 유엔(UN) 사무차장의 방북을 계기로 "유엔과 각급에서 의사소통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내년 평창 올림픽 참가 문제 논의를 위한 방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이 이번 평창 올림픽을 대회의 기회로 삼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우리 입장에선 최소한 북한이 화성-15형 완성 이후에 다른 국면으로 행동 취할 가능성 높아졌다는 기대를 걸게 하고 그 기대 때문에 평창 올림픽과 결부 돼 남북 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변 정세에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전격적인 태도 전환을 하기 보다는 '핵-경제 병진노선'에 따라 주민들의 자력갱생에 무게를 실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자강도 만포의 압록강 타이어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6일 삼지연 감자가루 공장을 방문하는 등 화성-15형 발사 이후 경제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타이어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자력갱생의 혁명 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당에서 중시하는 타이어 생산 과제를 빛나게 수행한 압록강타이어공장을 현지지도하시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백두산 오른 北 김정은, '핵보유국 선언' 전 내부결속용?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이날 등정에는 북한의 2인자로 자리매김한 최룡해 당 부위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부부장, 마원춘 국무위원회 설계국장 등이 동행했다. 최 부위원장은 지난 10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당 조직지도부장 자리를 차지하는 등 위상이 급속히 올라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중폭의 인사 개편을 강화한 뒤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외적 메시지보다는 대내적 결속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홍 실장은 "지난 2013년 당시 백두산 등정이 장성택 당 행정부장 처형과 연결됐던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인적교체 쇄신을 한 이후에 당을 잘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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