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가 무너진다]①非배우자 난자·정자 사용의 그늘

시아버지 정자로 시험관 아기 갖는 며느리…'가족관계 파괴'냐 '명확한 혈연'이냐 논쟁도

최종수정 2017.10.13 17:46기사입력 2017.10.13 16:30 김희윤 디지털뉴스부 기자
인공수정 사진 = 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신용카드 한 장과 인터넷 클릭 몇 번이면 아이를 가질 수 있다? 2009년 제작된 다큐멘터리 ‘구글베이비’는 섹스와 출산이 분리된 사회, 돈만 있으면 아이를 만들 수 있는 시대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남성 불임구제책으로 고안된 인공수정 기술은 수많은 불임부부의 고통을 해소하는 데 일조했지만, 그 이면의 사회적 문제 또한 지속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12일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보건복지부의 ‘2012~2015 연도별 비배우자 난자·정자 사용 현황’에 따르면 비배우자의 생식세포를 기증받아 이뤄진 임신 시술이 2015년에만 1205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951건 대비 3년간 27%가 증가한 것이다.

배아생성 의료기관의 비배우자 간 인공수정 시술 현황 역시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총 3년간 비배우자 난자 사용이 1253건, 비배우자 정자 사용이 1711건, 비배우자 정자·난자 사용이 333건으로 집계됐다.

부산대학교병원 난임센터. 사진 = 부산대학교병원
시아버지 정자로 시험관 아기 갖는 며느리
2016년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20년간 시아버지 정자와 며느리 난자를 체외수정해 174명의 아이를 출산한 한 병원에 대해 보도했다.

일본 나가노현 불임치료기관인 스와 마터니티 클리닉은 무정자증 남편을 둔 부부 114쌍이 시아버지의 정자를 받아 아내의 난자와 체외수정하는 시술에 응했다고 밝혔다.

병원의 원장인 네쓰 야히로(根津八紘) 박사는 “시아버지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한 부부 중 일부는 한차례 이상 출산해 그동안 클리닉에서 출산한 아이는 총 173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시아버지 외에도 남편의 형제 또는 다른 인물 등 근친의 정자로 체외수정한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 산부인과학회는 보도 직후 “가족관계나 인간관계가 복잡해지면 아이의 복지 관점에서 향후 예기치 못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를 통해 태어난 아이는 아버지와 형제지간이 되며 할아버지는 엄마와 부부지간이 되기 때문.

이에 네쓰 박사는 “혈연관계가 있는 쪽(의 정자를 받는 것)이 우호적 가족관계 형성을 보다 쉽게 하며 아이의 출신이 명확해지는 장점이 있다”고 항변했다.

이처럼 비배우자의 정자 또는 난자 사용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나 이를 뒷받침하는 생식세포 기증에 대한 규정과 제도는 아직 미비한 상황. 때문에 음성적 경로를 통해 난임부부가 정자·난자 매매에 나서는 경우가 빈번하다. 복지부가 지난해 적발한 불법 대리부·모 사이트는 127건에 육박했다.


<관련기사>
[족보가 무너진다]②내 정자·난자의 가격은 얼마?

[족보가 무너진다]③세계 각국 인공수정 자녀의 '부모를 알 권리'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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