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출범 한달도 안돼 '박근혜 정부' 정면 비판
최종수정 2017.08.09 11:20기사입력 2017.08.09 11:20 황준호 산업2부 기자
박근혜 정부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실효성 퇴보
과학기술전략회의 기관 중복 및 옥상옥 우려
미래부, 정보통신에 가려 과학기술 빛바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처 설립(1967년) 50주년을 맞아 '과학기술 50년사'를 9일 발간했다. 사진은 과학기술 50년사 인쇄본(과기정통부 제공).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신인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이름을 바꾼 지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이전 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과학기술과 관련한 범부처 계획을 수립하고 주요 계획을 심의ㆍ의결하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의 역할이 퇴보했다는 등의 내용을 펴낸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처 설립(1967) 50주년을 맞아 편찬한 '과학기술 50년사'에서 이 같은 지적을 내놨다. 과기정통부는 과학기술행정 20년사(1987)를 시작으로 매 10년 주기로 과학기술사 편찬한다. 이번에 펴낸 50년사는 3권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눈에 띄는 대목이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다.

우선 국가과학기술심의회가 유명무실한 조직이라고 지적했다. 이전 정권에서 같은 기능을 하던 종합과학기술심의회와 비교하면서다. "1990년대 중반 종합과학기술심의회가 과학기술 장관 회의를 거쳐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 변화했던 것(김대중 정부,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은 국정 최고 책임자와의 연계 및 예산과의 연계 등을 통해 국가 과학기술 정책과 연구개발사업의 종합조정의 실효성과 권위를 강화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고 기술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비상설 조직인 국가과학기술심의회로 개편한 것은)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국가 최고 의사결정의 위상과 과학기술 종합 조정의 실효성 측면에서는 퇴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혹평했다.
종합과학기술심의회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로의 변모는 국정 최고 책임자가 과기 진흥의 실효성과 권위를 책임질 수 있는 긍정적 조치였지만, 박근혜 정부의 국가과학기술심의회 비상설 기구 정도의 위상을 갖추고 있어 과기 진흥에 역행했다는 얘기다.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라는 새로운 명칭으로 바뀌었다.

또 지난해 박근혜 정부가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설치하고 부재했던 과학기술 컨트롤 타워 기능을 담당하도록 한 부분도 지적했다. 기존 국가과학기술심의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와의 역할 구분이 모호하며 옥상옥의 역할이 우려됐다고 기술했다. 이어 과학기술전략회의는 박근혜 정부에서 총 3차례 개최된 후 마무리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사실상 과학기술전략회의가 무의미했다는 뜻이다.

이와함께 "창조경제 실현이라는 국정과제는 미래부의 정책 운용 범위를 연구개발 및 사업화에서부터 ICT까지 확장시켰다"고 평가하면서도 "이같은 행정 체계 재편은 현안이 많은 ICT업무에 비해 중장기적 업무가 많은 과학기술 업무를 부각시키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정보통신에 밀려 과학기술이 빛을 보지 못했다는 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도 미래부의 근간을 잇고 있어, 현 정부의 부처 개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로도 읽힐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같은 비판적 시각에 대해 부처 간판을 바꾼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전 정권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간행물을 펴내는 건 너무 이른 비판 또는 반성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이 과기정통부 현판 제막식 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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