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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생型' 택한 롯데의 공유오피스…시장 호응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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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제조 강자 롯데…젊은 수요 흡수할 수 있을지 '주목'

'모범생型' 택한 롯데의 공유오피스…시장 호응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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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외국계나 벤처업계가 주도하던 공유오피스 시장에 롯데그룹이 뛰어들었다. 브랜드는 '워크플렉스(workflex)'. '일(Work)'과 '유연한(Flexible)’이라는 두 단어를 결합해 이용기업의 개성과 특성, 수요에 따라 다양한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당초 롯데자산개발이 워크플렉스를, 롯데물산이 '빅에이블(BigAble)'이라는 브랜드를 각각 론칭해 사업을 전개하려고 했지만, 진입 단계에서 산발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내부 결론에 따라 사업은 워크플렉스로 모아졌다. 향후 2030년까지 국내와 해외에 50여개의 공유오피스를 오픈한다는 계획인데, 어느 지점의 운영주체가 누가 될지는 두 업체가 논의해 결정한다. 롯데물산이 운영하는 경우에는 롯데자산개발에 간판값(브랜드사용료)을 지불하게 된다.


지난달 브랜드 주인격인 롯데자산개발이 역삼점을 오픈한 데 이어, 롯데물산은 최근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월드타워에 두번째 워크플렉스를 선보였다. 롯데월드타워 30층에 총 66개실, 565석 규모로 조성된 이 공간은 새하얗고 최소한의 소품으로 구성된 인테리어로 차분한 분위기를 풍긴다. 이 곳에서 입주기업들은 규모와 목적에 따라 2인실부터 75인실까지 맞춤형 업무공간을 제공받는다. 휴식과 미팅이 가능한 2개의 라운지와 화상회의, 컨퍼런스콜 등이 가능한 6개의 회의실, 폰부스 등이 있다.


유사한 시장을 두고 경쟁하는 위워크의 라운지와 사무실의 첫 인상은 자유분방하고 자연스러운 편이다. 오픈천장 인테리어와 다양한 휴식시설 인프라 뿐 아니라 간헐적인 파티나 강연도 준비한다. 맥주나 와인도 입주고객들에게 제공한다.

'모범생型' 택한 롯데의 공유오피스…시장 호응 얻을까


반면 롯데월드타워의 워크플렉스는 보다 '모범생'을 위한 업무 분위기 조성에 천착한 느낌이다. 맥주를 포함한 주류는 제공하지 않고, 커피 등 기본적인 음료만 준비한다. 스낵류는 자판기를 이용해야한다. 공유오피스에서 공유하는 라운지의 경우 일반적으로 전체 규모의 15~20%가 할애되는데, 이 곳은 10% 정도로만 꾸렸다. 대신 책상을 넓혔다. 일반적으로 1.2~1.6m 규모라는 책상의 크기를 1.4~1.8m까지 키웠다. 평균 1인당 3.6~3.9㎡ 가량 제공되는 전용면적도 6.6㎡로 늘렸다.


상주하는 데스크 직원을 통해 전화응대, 예약, 회의 지원, 우편물 및 명함관리 등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유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다만, 정도에 따라 별도로 값을 지불해야 한다.


이제 막 입주를 시작한 터라 2월 현재 기준 전체 공간의 80% 가량이 비어있다. 외국계 은행과 중소규모 벤처업체들이 입주중이며, 글로벌 기업의 한국법인이나 국내 대기업에서도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게 롯데물산 측 설명이다. 연말 기준 입주율은 60%를 전망하고 있다. 10개월여 뒤에도 40% 가량이 공실일 것이라 내다보는 이유는 중 하나는 '가격'이다. 사무실 이용료는 월 80만~130만원 선이며, 현재는 이 가격에서 20~30% 수준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중이다. 박노경 롯데물산 자산운영부문장(상무)는 "위워크를 비롯한 기존 공유오피스 대비 20만~30만원 가량 비싼 편"이라면서 "프리미엄 서비스를 추구하는 입주고객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범생型' 택한 롯데의 공유오피스…시장 호응 얻을까 위워크(WeWork) 1호점 강남점 공용 미팅룸(자료:위워크코리아)

30층에서 에스컬레이터와 엘레베이터만 이용하면 월드타워몰의 식음료, 면세점, 쇼핑몰, 영화관, 마트 등 다양한 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인프라'의 측면에서는 뚜렷한 강점을 가진다. 특히 입주고객들은 롯데그룹 직원들과 동일한 수준으로 관련 시설을 할인받아 사용할 수 있다. 제휴를 맺고 있는 시그니엘서울, 롯데호텔서울, 롯데호텔월드, 롯데시티호텔명동, 롯데시티호텔대전, L7 강남, L7 홍대의 회의실 이용도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공유오피스를 통해 입주사 및 고객이 원하는 가치와 장점을 감안할 때, 롯데가 택한 형태의 사업모델이 조기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이라는 측면에서 최소한의 수요는 발생할 수 있겠지만,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려는 목적 중 하나가 유기적인 소통과 관계 형성, 자유분방한 업무 환경 조성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입주율이 어느정도 속도로 움직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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