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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제한 풀린 분양권, 높아지는 몸값…불법거래 유도도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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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그랑자이 등 6개 단지 제한 해제…웃돈 7억 껑충
양도세 중과도 차익실현 미미
다운계약서·복등기 등 요구…계약포기↑

전매제한 풀린 분양권, 높아지는 몸값…불법거래 유도도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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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직장인 권모씨는 전매 제한이 풀린 서울 시내 아파트의 분양권 매수를 고민하다 일주일 만에 포기하고 말았다. 상담을 진행할수록 매도인이 불법 거래를 유도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면서다. 권씨가 난색을 표하기라도 하면 "그런 조건으로는 지금 분양권 사기 어려울 것"이라는 핀잔도 들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로 기대만큼의 차익 실현이 어려워지자 수분양자가 분양권 매매에 따른 양도세를 매수자에게 넘기거나 다운계약서, 복등기 등을 요구하는 불법 거래가 시도되고 있다. 높아진 시세와 불법 계약 옵션에 원매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분양권 거래가 쉽지 않아지는 형국이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서울대입구(655가구ㆍ6월12일)',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아트리치(616가구ㆍ6월13일)', 마포구 대흥동 '신촌그랑자이(492가구ㆍ6월13일)', 종로구 무악동 '경희궁롯데캐슬(116가구ㆍ6월14일)', 양천구 신정동 '목동파크자이(356가구ㆍ6월14일)',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파크푸르지오(288가구ㆍ6월14일)' 등 6개 단지의 분양권 전매 제한이 이달 해제됐다. 총 2523가구 규모다.

각 단지는 현재 호가를 기준으로 분양가에 1억~5억원 수준의 프리미엄이 붙어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연희파크푸르지오는 7억~7억8000만원, 래미안아트리치는 6억8000만~7억원, 경희궁롯데캐슬은 12억~13억원, 목동파크자이는 10억8000만~12억원 수준이다. e편한세상서울대입구의 경우 매물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실거래는 거의 없다. 전매 제한 해제 후 신촌그랑자이 59㎡가 최근 분양가에 3억원대 프리미엄이 붙은 9억5000만~9억8000만원에 팔렸고, 전매 제한 해제 전 조합원분 84㎡가 프리미엄 7억원이 얹어진 12억7000만원에 팔린 것이 확인되는 정도다.


해당 단지 일대의 중개업소에서는 수분양자들이 상담 끝에 복등기 및 다운 계약서 등 불법 거래를 타진하거나 매물을 전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복등기는 입주 전 매매 계약을 한 뒤 입주 직후 매도자의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했다가 바로 매수자 앞으로 등기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매도자가 원래 부담해야 할 취득세, 등록세 및 복비 등 부대비용까지 매수자가 떠안는 조건으로 이뤄진다. 이 경우 분양권세율이 아닌 일반세율로 양도세를 부과받기 때문에 매도자는 현재 시세 기준으로 많게는 수천만 원의 세금을 아낄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매매 거래는 불법이다.


연희동의 A공인 관계자는 "세율이 높다 보니 불법 다운 계약서를 요구하거나 양도세를 매수자에게 부담시키는 편법 거래를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공증까지 거론하면서 복등기를 제시하면 매수 의사를 보이던 사람들도 부담스러워 포기한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B공인 관계자는 "세 부담을 감안해 1억원이던 프리미엄을 1억5000만원으로 올리고, 기타 매도인들의 요구사항이 많아지는 분위기"라면서 "과거에는 계약금 10%에 프리미엄만 주면 분양권을 살 수 있었지만, 현재는 승계되지 않는 중도금 대출분과 각종 세금과 부대비용이 전가돼 매수인이 분양권을 사는 데 필요한 초기 비용이 과거보다 많아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신정동의 B공인 관계자는 "매도를 위해 상담하러 왔다가 분양권 상태보다는 입주한 이후 전세를 주고, 일반세율로 전환될 때 정리하겠다는 사례가 종종 있다"면서 "결국 매물은 더욱 귀해지고 호가만 오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전국의 주택 거래는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국 주택매매거래량은 작년 대비 20.30% 감소한 6만7789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에서 5월 한 달 동안 2만5054건이 거래돼 작년보다 25.60%, 지방은 3만2735건으로 13.70% 줄었다. 강남 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에서는 1654건을 기록해 59.95% 급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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