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게임 된 정비사업…"재초환 폐지" "국가가 비용 보조" 여야 목소리
최종수정 2018.05.15 10:31기사입력 2018.05.15 10:31
지방선거 앞두고 곳곳서 '시끌'…참여정부 참패 전례 의식했나
자유한국당 의원 11명, 재초환 폐지 법률안 발의…김문수 후보 공약에 '힘'
더불어민주당 "노후 건축물 밀집지역 소규모 정비사업 활성화해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다음 달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동산시장 최대 관심사인 재건축ㆍ재개발 등 주택 정비사업을 둘러싼 정치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주장하는 법률안이, 여당에서는 노후ㆍ불량 건축물 밀집지역 정비사업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관련 법 개정안이 발의 돼 추진 중이다. 과거 참여정부가 부동산 관련 정책 실패로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전례를 의식, 지역구 등 시장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다.

1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종구 의원 등 자유한국당 의원 11명은 재건축 부담금을 부과하고 있는 현행법을 폐지하는 내용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관한 법률 폐지법률안'을 지난 9일 발의했다. 재건축 부담금이 부동산 양도를 통해 실현된 이득이 아니라 준공시점과 사업 개시시점의 가격 차이를 대상으로 한 '미실현 이익'에 부과하고 있어 재산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양도소득세와 목적이 같아 이중과세에 해당하는 등 문제의 소지가 많아 폐기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또한 기부채납 및 소형주택 공급 의무 등에 더해진 과도한 규제로, 중장기적으로는 재건축시장을 위축시켜 주택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정치권과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해당 폐지법률안이 지방선거라는 정치적 이슈를 염두에 두고 발의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대표발의한 이 의원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부정적인 여론이 팽배한 서울 강남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게다가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한국당)의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김 후보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 관련 법률을 폐지하고 평균 9년8개월이 걸리는 재개발ㆍ재건축사업 기간을 4년으로 줄이는 재건축ㆍ재개발 활성화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번 폐지법률안에 동의한 한국당 의원 가운데 소관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 함진규ㆍ김현아 의원 둘뿐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대부분의 의원들이 강남권을 지역구로 두고 있거나 해당 지역 당원협의회 소속이다. 이종구 의원실 관계자는 "관련 내용이 지역구의 현안이기도 하지만 김 후보의 공약사안이라 서울이 지역구이거나 후보 캠프에 있는 의원들이 법안으로 발의한 것"이라면서 "자세한 내용은 향후 김 후보 측에서 선거기간 중에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시 원미구의 한 쇠퇴지역 모습.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노후ㆍ불량 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시행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내용의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0일 발의했다. 가로주택의 층수제한을 시도 조례가 아닌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건설하는 건축물의 층수 등을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고, 소규모주택정비에 소요되는 비용을 국가가 보조ㆍ융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개정안의 골자다. 또한 국토부 장관이 소규모주택정비 종합정보체계를 구축ㆍ운영하도록 해 사업성을 높이고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도모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개정안 역시 앞선 사례와 유사하다. 개정안을 대표발의 한 김경협 의원은 외교통상위원회 소속인 동시에 노후 주택이 많은 경기도 부천 원미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공동 발의한 의원 가운데 국토위 소속은 윤관석ㆍ안규백 의원 둘뿐이다.

이와 관련해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현재 드루킹 특별검사 문제 등으로 국회 정상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면서 "결국 지역구 민심을 얻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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