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 1' 존슨 "PO 1차전 접수"

더노던트러스트 최종일 스피스와 연장혈투 끝 4승 사냥, 존 람 3위

더스틴 존슨이 'PO 1차전' 더노던트러스트 최종일 18번홀에서 연장전으로 가는 파 퍼팅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올드웨스트버리(美 뉴욕주)=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접수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올드웨스트버리 글렌오크스골프장(파70ㆍ734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노던트러스트(총상금 875만 달러) 최종일 4언더파를 몰아쳐 조던 스피스(미국)와 동타(13언더파 267타)를 이룬 뒤 18번홀(파4)에서 속개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우승버디를 솎아냈다. 시즌 4승째이자 통산 16승째, 우승상금은 157만5000달러(17억8000만원)다.

3타 차 2위에서 출발해 9, 10, 13, 15번홀에서 버디만 4개를 솎아냈다. 선두 스피스가 초반 3, 5번홀에서 2개의 버디를 보태 5타 차까지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스피스는 그러나 6번홀(파3)에서 티 샷이 물에 빠지면서 더블보기라는 치명타를 얻어맞은데 이어 9번홀(파4) 보기로 추격을 허용했다. 존슨은 13번홀(파3)에서 5.1m 버디를 집어 넣어 마침내 동타를 만들었다.

마지막 18번홀(파4)은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티 샷이 러프로 날아갔지만 기어코 '3온 1퍼트' 파를 지켰다. 이 홀 파 퍼팅 역시 5.1ｍ 거리라는 게 재미있다. 연장전에서는 페어웨이 왼쪽 워터해저드를 훌쩍 넘기는 PGA투어 1위(평균 314야드)의 장타 파워를 동력으로 삼았다. 스피스는 14개 홀에서 5타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더스틴 존슨이 'PO 1차전' 더노던트러스트 우승 직후 아내 폴리나 그레츠키와 축하 키스를 나누고 있다. 올드웨스트버리(美 뉴욕주)=Getty images/멀티비츠

존슨에게는 무엇보다 분위기를 바꿨다는 게 의미있다. 지난 2월 제니시스오픈부터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멕시코챔피언십과 델테크놀러지매치까지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쓸어 담았지만 이후 우승이 없어 속을 태웠다. 5개월 만에 4승 사냥에 성공하면서 PO 랭킹 1위(4466점)는 물론 다승과 상금랭킹 1위(839만 달러) 등 개인 타이틀 싹쓸이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PO에서는 더욱이 지난해 다 잡았던 페덱스컵을 막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상납한 아픔이 있다. 3차전 BMW챔피언십 우승으로 4차전 투어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만 차지해도 챔프에 등극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지만 최종일 3오버파를 치는 난조와 함께 공동 6위에 그쳐 PO 랭킹 역시 2위로 밀렸다. 올해는 1차전부터 접수해 더욱 강력해진 셈이다.

PO는 2차전 델테크놀러지스챔피언십 100명, 3차전 BMW챔피언십 70명, 4차전 투어챔피언십 30명 등 점점 엔트리를 줄이는 '서바이벌 게임'으로 이어진다. 매 대회 우승자에게 2000점을 주고, 3차전 직후 포인트를 재조정해 4차전에서 우승자가 탄생하는 시스템이다. 4개 대회 우승상금과 별도로 최종 1위는 1000만 달러(114억원)의 천문학적인 보너스가 가디리고 있다.

스피스는 PO 랭킹 2위(3871점)에 만족했다. 존 람(스페인)이 공동 3위(9언더파 271타), 또 다른 4승 챔프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공동 6위(5언더파 275타)를 차지했다. 'PO의 사나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반면 공동 34위(2오버파 282타)에 그쳐 아직은 존재감이 없다. 한국은 김민휘(25)가 공동 34위에 합류했고, 김시우(22ㆍCJ대한통운)는 공동 43위(4오버파 284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