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격·갑질 육군 중령… 경징계 받고 대령진급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아시아경제DB)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규정을 위반한 '음주사격'에 안하무인 '갑질'로 물의를 빚은 육군 중령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대령으로 진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징계권자가 중령에게 '제 식구 감싸기'식 징계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18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노 중령은 술을 마시고 자신이 지휘하는 인천 영종도 해안 초소를 갑자기 방문, 초병에게 소총을 달라고 해 바위를 향해 실탄 3발을 사격했다. 그는 부하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초병에게 방탄모를 벗어 소총 옆으로 튀는 탄피를 받으라고 시켰다.

노 중령은 또 부대 부사관에게 본인 아들을 위한 축구 골대를 만들고 가족들이 쓰는 골프연습장을 고치라고 지시하는 등 '갑질' 지시를 내렸다. 관사에서 쓸 가구를 만들라고도 하고, 군의관을 시켜 의무대에 반려견을 입원시키는 한편 관용차로 가족여행을 가는 등 갑질은 계속됐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노 중령의 비행을 신고받고 김모 수도군단장에게 노 중령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또 징계위 간사인 법무관은 노 중령에게 파면이나 해임의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묵살됐다. 여기에 노 중령이 감사관실 조사를 받은 후 음주사격 당시 초병들을 따로 불러 거짓 증언을 종용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특히 징계위는 노 중령이 격려차 초소에 방문한 점을 참작 사유로 삼고 부하가 알아서 가구를 만들어줬거나 군의관이 자발적으로 반려견을 치료해줬을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이런 배경으로 결국 경징계인 감봉 3개월 조치가 내려졌다.결국 노 중령은 지난달 육군본부에서 다시 보직을 부여받은 데 이어 이달 초 대령으로 진급했다.

이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음주사격 사건 발생부터 경징계와 진급까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며 "징계권자의 이러한 제 식구 감싸기가 아예 불가능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