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바보야! 문제는‘공사(公私)구분’이야!
최종수정 2017.08.10 11:14 기사입력 2017.08.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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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을상 논변과소통 대표
[아시아경제 ] 자기 아이를 혼냈다는 이유로 교사를 폭행하는 학부모. 아파트 경비원을 하인 부리듯 했다는 어느 입주민. 백화점 종업원을 무릅 꿇린 열혈 고객. 프랜차이즈 본사의 가맹점 상대 패악질. 너무나도 유명한 땅콩 회항 사건.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온 이 땅의 ‘갑질’모습들이다. 이런 온갖 행악들로‘갑질공화국’은 이제 이 땅이 뒤집어 쓴 오명중 하나가 됐다.

이런 점에서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부부의 경우는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 이들 부부는 공관병 손목에 호출 벨을 채우고, 아들 빨래를 시키는가 하면, 아들이 먹을 음식을 늦게 가져왔다는 이유로 공관병에게 음식을 집어 던진 걸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행태는‘갑질 공화국’의‘갑’자리에 있는 인민으로서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아파트 경비원에게 온갖 험한 말을 퍼부은 어느 이웃의 모습과 다를 것이 없다. 귀한 자식을 군대에 머슴살이 보낸 부모들의 무너질 억장이나 흘러넘칠 피눈물쯤이야 이들이 전혀 개의할 바 아니다. 이번 사태를 자연인 박씨부부의 행악질로만 친다면 그런 수준의 인간됨을 지닌 군상들이 벌이는 여러 모습들 중 하나로 조금도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이들 부부갑질의 뿌리가 다름 아닌‘공사(公私)구분 상실’에 있다는 점이다. 대체‘공(公)’은 뭐고 ‘사(私)’는 뭐길래 그 구분이 그리도 중요하단 말인가.공사 구분은 내 것과 남의 것을 구분하는데서 출발한다. 두말 할 것도 없이‘공(公)’은 남의 것이고 ‘사(私)’는 내 것이다. 이걸 구분하지 않게 되면‘내 것도 내 것, 남의 것도 내 것’이라는 참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다시 말해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을 구분 않게 되면 엄연히 남의 것이라 할‘公’이 ‘내 것’이 되고 만다. 국가가 징집한 국민의 소중한 자식(이것이 公이다)을 개인 노비로 부려먹은 짓은(이것이 私이다) 남의 것을 훔친 도둑질치고도 악성 도둑질이라는 이야기다.
흔히 공권력의 사유화로 귀결되는 공사구분 상실이 얼마나 커다란 해악을 끼치는 지, 그걸로 국민들의 피멍이 얼마나 터져나는지는 얼마전 파면된 박전대통령의 사례가 이미 생생히 보여준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번 박사령관의 행태 가운데 특히 눈에 띈 것 중 하나가 대구에서 부대 헬기를 타고 자신이 졸업한 천안의 한 고등학교에 강연을 간 사례다. 자동차로도 몇 시간 안 될 거리에 ‘자가용헬기’를 타고 나타난 4성 장군의 행차에 지역부대에선 학교 운동장에 흙먼지가 나지 않도록 살수차까지 동원했다니 도대체 이런 코메디를 어떻게 봐야하는 것일까.

사령관의 아내는 또 갓 입대한 아들의 훈련부대장에게 매일 전화를 걸어 금쪽같은 아들의 안부를 확인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이런 무개념 코메디가 어떻게 가능한지,이땅의 같은 백성이라는게 자괴감이 들 정도다.

혹자는 병영내 갑질이나 공사구분 상실 행태가 구조적인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일리있는 지적이다. 잘못된 제도나 문화가 삐뚤어진 의식을 낳을 수 있고, 제도 개혁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의 군 개혁이나 제도 개혁 차원의 접근은 당연히 필요하리라.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일부 군장교들의 공사구분 상실에서 비롯된 근거 없는 특권의식이다. 특권의식에서 비롯된 갑질은 이번처럼 국민의 자식을 개인소유로 바뀌치기한 흉악한 도둑질로 이어지고, 이런 도둑질 근절 없이 최일선 전투병인 사병을 존중하지 않는 부대가 강군이 될 수 없다는 점은 자명한 이치다. ‘공(公)’이 무엇이고 ‘사(私)’가 무엇인지부터 새기는게 지휘관의 제1덕목이라는 이야기이다. 지금 세상에 이런 수준의 이야기를 하고있다는게 참으로 한심 답답할 노릇이다.

류을상 논변과소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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