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패보인 GM-정부, 기싸움 예고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1초

실사기관에 삼일회계법인 선정
3~4개월뒤 최종지원 여부 결정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삼일회계법인의 한국GM 실사기관 선정은 사실상 우리 정부의 자금지원 논의가 첫 단계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최종 지원여부와 조건은 3~4개월 뒤 실사결과가 나와야 결정되겠지만, 양측이 지원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물밑으로는 선(先)지원을 요구하는 GM과 GM의 경영정상화 의지와 구체적인 계획이 먼저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맞서 본격적인 줄다리기는 지금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배리 엥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지난 20일 국회를 방문해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을 비공개 면담하고 여야 원내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엥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연간 50만대 규모의 신차 2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의 생산을 한국에 맡길 계획이 있음을 밝혔다.


또한 GM은 한국GM에 빌려준 3조원대의 대출금을 주식 형태로 출자전환한다는 의향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위원장은 "국회는 GM측에 한국GM에 빌려준 27억달러, 정확히 3조2000억원을 어떻게든 해소하지 않으면 연간 2000억원씩 이자가 나가기 때문에 장사를 하나 마나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이에 대해 GM이 '출자전환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이런 의향을 정부에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엥글 사장은 "(지속사업을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로 부터 협조와 지원을 바란다. GM은 스스로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GM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출자전환 그리고 경영정상화를 위한 신차 배정을 자구책으로 제시하면서 공을 정부에게 넘겼다.
정부는 GM의 요구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엥글 사장은 오는 22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면담을 신청했지만 백 장관의 기존 일정을 이유로, 거절한 것도 이러한 기싸움으로 보인다. 산업부는 무엇보다 GM이 먼저 구체적인 경영 정상화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GM은 아직 정부가 요구한 경영 정상화 계획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백 장관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GM이 그동안 불투명했던 경영에 대한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며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한데 장기적 경영 개선에 대한 GM의 커미트먼트(투자 의지) 그런 것들을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백 장관은 특히 GM본사 차원에서는 멕시코공장과 한국공장 등 글로벌 재편을 염두에 둘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최악의 시나리오도 준비해서 보고 있다"며 한국GM의 완전 철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완전 철수' 카드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GM 관계자는 "출자전환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하더라도 적자 구조를 해소하지 않는다면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따라서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GM이 신규 투자 없이 출자전환만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다음달 신차 배정이 확정될 경우 생산라인 구축 등에 비용을 투입하게 될 것이다. 다만 아직 신차 배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자금을 투입할지 등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국GM 문제 해결에는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정부의 실사가 진행돼야 하며 GM의 한국GM 회생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신차 배정은 다음달에나 확정이 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GM의 부평공장 생산량은 지난해 철수설이 불거진 이후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 철수설이 불거진 지난해 2분기 이후 내수 판매가 크게 부진해진 데다 하반기 들어 수출마저 감소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인천본부의 '인천지역 실물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GM 부평공장의 완성차 생산량은 지난해 1분기 8만6000대에서 2분기 9만5000대로 늘었다가 3분기 7만9000대, 4분기 7만7000대로 감소했다. 4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3.5% 줄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