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안먹는 일본…4대 맥주회사 '공동배송' 저울질

아사히·기린·삿포로·산토리, 비용 절감위해 홋카이도 지역서 공동배송 방안 검토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일본 4대 맥주회사가 홋카이도 지역에서 공동배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 맥주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비용 절감이 절실해진 기업들이 경쟁자들과 전략적인 손잡기에 나선 것이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은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등 4대 맥주회사가 홋카이도 지역에서 유통하는 맥주를 공동으로 배송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1~4위 기업이 공동배송을 검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홋카이도 삿포로에 공동배송을 위한 창고를 만들어 도내 주류 도매상들에게 상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맥주회사는 물류창고 운영비와 인건비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도매상 역시 창고 한 곳에서 상품을 받을 수 있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아사히와 기린, 삿포로는 이미 도쿄 내에서 공동배송을 실시 중이다. 아사히와 기린은 올해 1월부터 간사이 지역 공장에서 호쿠리쿠 지역으로 철도 공동배송을 시작했다.

앞서 아사히그룹의 고지 아키요시 사장은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조할 것은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쟁업체들과 비용절감을 위한 협력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 맥주기업들이 공동배송 적극 활용에 나선 것은 12년 연속 맥주 판매량이 감소한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이들 4개사와 오리온 등 5대 맥주회사의 지난해 출하량은 총 4억1476만상자(큰병 20개 기준)로 전년보다 2.4% 감소했고 해마다 판매실적이 줄고 있다. 회사별 점유율은 아사히 39.0%, 기린 32.4%, 산토리 15.7%, 삿포로 12.0%, 오리온 0.9% 순이다.

이와 함께 최근 일본에선 배송 문제도 중요한 경영 이슈로 떠올랐다. 서비스 경쟁과 인터넷 판매량 증가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택배 및 배송 관련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본 최대 택배업체인 야마토운수가 요금 인상을 예고하면서 유통업계에도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