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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또…조국 딸 논문·인턴·면접 등 '대학 부정입학 의혹' 네버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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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간 끝나고 인턴 시작…논문에 '이름'만 올렸나
논문정보 등록…고등학생 신분이 '박사' 로 둔갑
인턴십 면접관은 조국이 맡은 위원회 소속 교수 '면접 불공정' 의혹
조국 "아버지로서 세심하게 살폈어야" 한마디

또또또…조국 딸 논문·인턴·면접 등 '대학 부정입학 의혹' 네버엔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의 한 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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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를 둘러싼 대학 부정입학 의혹이 연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딸 조 씨는 다 끝난 연구 논문에 이름을 올린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논문에 '이름만 얹은 것' 아니냐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또 논문정보 등록 과정에서는 고등학생 신분이지만 '박사'로 기재되는가 하면, 유엔인권 인턴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은 조 후보자가 맡은 위원회 소속 교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딸 조 씨는 이 인턴십 경력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지원할 때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대 의전원 낙제 관련 '재시험'도 쳤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교수들은 이런 조 씨에 대해 애초에 "의대가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조 후보자는 이 모든 의혹에 대해 "아버지로서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고 짧게 말했다.


논문에 '이름'만 올렸나…연구기간 끝나고 인턴 시작

22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딸 조 씨는 한영외고 2학년이던 2008년 12월 단국대 의대 연구소에서 작성된 '소아병리학' 관련 영문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연구 과제의 공식 연구 기간은 2007년 6월30일에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2007년 고교 1학년이었던 조씨가 연구 기간이 종료된 이후인 그해 7월 뒤늦게 인턴으로 들어가 제1 저자의 위치까지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


조씨는 2007년 7월23일~8월3일 약 2주간 인턴을 지냈다. 이후 1년 5개월이 지나서야 제1 저자에 등재됐다. 박사 전공자에게도 어려운 병리학 논문을 고교 1년생이 단기간에 쓰는 게 가능하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1 저자는 논문을 주도한 저자를 의미한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이 한국연구재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조씨의 지도교수인 단국대 장영표 교수 연구팀이 재단에서 2500만 원을 지원받고 수행한 국가 R&D(연구개발) 과제의 연구 기간은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 말이다.


조 후보자 딸인 조씨는 이 프로젝트 연구 기간이 끝난 한 달 후에 인턴으로 들어갔다. 그간 조씨는 고2 때 인턴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고교 1학년 때였다.


'논문 기여도 논란' 의혹과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장 교수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조씨가 영어로 논문을 쓰는 등 2주간 굉장히 열심히 했기 때문에 제1 저자로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작 '2주 인턴'인 조씨가 논문 실험 후 뒤늦게 참여, 이름만 올린 것이 아니냐는 것이 학계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의사협회는 "조 후보자 딸 소속 기관을 '한영외고'가 아니라 대학으로 거짓 표기했다"며 장 교수를 윤리 위반으로 제소했다.



또또또…조국 딸 논문·인턴·면접 등 '대학 부정입학 의혹' 네버엔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등학생 신분이던 조 후보자 딸 → 단국대 내부 시스템에 '박사'로

그런가 하면 딸 조 씨가 고교 시절 병리학 논문에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조 씨의 학위가 단국대 내부 시스템에 '박사'로 기록된 사실이 21일 확인됐다.


이를 두고 담당 교수가 대학 검증을 통과하려고 조 씨의 고교생 신분을 고의로 숨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보 입력은 보통 연구책임자가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아일보는 단국대 연구과제관리 시스템의 연구 참여자 명단엔 조 씨의 학위가 '박사'로, 소속은 '단국대 의과학연구소'로 직급은 '기타'로 각각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연구책임자 A 교수, 논문의 책임저자 B 교수 등 2009년 3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에 이름을 올린 나머지 5명 학위와 소속은 정확히 기재돼 있다. 연구 참여자 명단은 대학 측이 소속 교수의 연구업적을 검증할 때 활용된다.


조 후보자 딸 조 씨가 고교생 신분임에도 '박사'로 기록된 것에 대해 단국대는 오늘(22일) 예비조사를 위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B 교수(논문 책임저자)가 조 씨를 제1 저자로 게재한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B 교수는 사전조사에서 "당시엔 기준이 없었다. 처분을 기다리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전날(21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B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여부를 논의하기로 의결했다. 국내 186개 의학회로 구성된 대한의학회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조 씨 논문을 비롯해 병원 내 인턴십 운영 문제를 점검하기로 했다.


논문을 실어준 대한병리학회는 부정행위가 확인되면 논문을 취소하거나 저자를 수정할 계획이다. 서정욱 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은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절대 1저자로 갈 수 없는 사람(조 씨)을 저자로 등재했다"고 강조했다.


논문 취소가 결정되면 논문 등재 사실을 대학 수시전형 때 자기소개서 등에 썼던 조 씨 대학 입학 취소 가능성도 있다.


또또또…조국 딸 논문·인턴·면접 등 '대학 부정입학 의혹' 네버엔딩 21일 오후 경남 양산시 부산대학교 양산캠퍼스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건물. 이 학교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재학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낙제하고 재시험 기회까지…전문가들, 조국 딸 실제 실력 의문

이런 가운데 조 씨가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에 대해 장세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은 "고등학생이 쓰기 어려운 논문"이라고 조선일보에서 밝혔다. 또 '논문 영작에 기여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의학 용어는 일반인에겐 단수·복수 구분조차 어려워 아무리 영어를 잘한다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논문에 이름만 올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는 가운데 장 이사장은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 등에서 조씨가 직접 쓴 논문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되면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논의를 거쳐 병리학회가 해당 논문에서 저자의 이름을 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병리 전공의들도 3~4년을 노력해서 학회지에 논문을 내는데, 이번 일로 다들 허탈해하고 있다"고도 했다.


전공의들이 조 후보자 딸 논문 등재 과정 등을 보며 허탈감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조씨를 직접 가르친 부산대 교수들은 조씨 실제 능력에 대해 '수준 미달', '실망스럽다' 등의 평가를 내놨다.


특히 조씨가 재학 중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한 교수는 "조씨가 '임상의학종합과정'에서 낙제해 담당 교수가 재시험 기회를 줬지만, 끝내 성적이 수준에 미달, 결국 성적사정위원회에서 유급시켰다"고 밝혔다.


조씨는 1학년 1학기에 이어 3학년이던 작년 2학기에도 유급됐다. 또 다른 부산대 의전원 관계자는 "조씨처럼 공부 못하는 의대생은 처음 봤다"며 "애초에 의대가 적성에 안 맞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 수업 능력 평가에 대해 부정적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2009년 조씨가 고교 시절 참가한 '한국물리학회 여고생 물리캠프' 과제를 지도한 서울대 교수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한 교수는 "조씨 등의 과제 최종 보고서를 봤는데 실망스러웠던 기억이 난다"며 "대학원생들이 주로 연구를 봐줬는데 결과물이 좋지 않았다. (조씨가) 상을 받은 사실을 몰랐다"고 토로했다.


조씨는 한영외고 재학 때였던 당시 같은 학교 친구 2명과 함께 '나비의 날개에서 발견한 광자 결정 구조의 제작 및 측정'이라는 연구 과제를 수행하고, 한국물리학회가 주는 장려상을 받았다. 이 수상 경력은 고려대 입시 때 자기소개서에 활용했다.


또또또…조국 딸 논문·인턴·면접 등 '대학 부정입학 의혹' 네버엔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빌딩으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국이 맡은 위원회 소속 교수가 조국 딸 인턴 면접

논문 등재 의혹 등 대학 부정입학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인턴십 면접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후보자가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인권전문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딸 조 씨가 이 위원회 소속 정모 서울대 교수가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인턴십에 합격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조씨는 인턴십을 마친 뒤, 국제인권전문위원회 산하 국제인권전문가포럼이 주최한 토론회에 인턴 대표 발표자로 뽑혔다.


21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조씨는 2008년 12월 사단법인 유엔인권정책센터가 공모한 제네바 유엔인권 인턴십 프로그램에 지원해 합격했다.


당시 모집 공고 내용을 보면 해당 인턴십은 이듬해인 2009년 1~2월 3일 동안 사전교육을 받은 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차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등을 참관, 현지 인권 관련 국제기구 및 단체들을 12일 동안 방문하는 프로그램이다.


인턴십 목적은 '유엔의 인권보호 메커니즘과 국제적 차원의 인권 논의에 대한 현장 경험 습득'이다. 인턴 주요 선발 기준은 언어능력·관련 분야 경험 등이다. 외국어고를 다닌 조씨는 2학년 때 인권동아리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인턴십은 대학생·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10명을 모집했다. 면접은 유엔인권정책센터 공동대표인 정 교수가 자신의 서울대 연구실에서 직접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당시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부의장, 국가인권위 국제인권전문위원회 위원(2008~2009)으로 활동했다.


위원회 위원장은 당시 국가인권위 비상임위원(2007~2010)이던 조 후보자였다. 조 후보자와 정 교수는 같은 서울대 교수에, 국가인권위 산하 전문위 등으로 소속이 겹쳤다.


또또또…조국 딸 논문·인턴·면접 등 '대학 부정입학 의혹' 네버엔딩 21일 오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 현대빌딩 앞에서 자유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조 후보자에게 불거진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종합하면 조 후보자가 위원회 위원장으로 있고, 같은 학교이자 해당 위원회 소속 위원이 조 후보자 딸이 지원한 인턴십 면접관으로 있던 셈이다.


딸 조씨는 인턴십을 마친 뒤인 2009년 4월 서울 중구에 있는 국가인권위에서 열린 '제2차 유엔인권이사회 자문위원회 결과 발표 및 평가 토론회'에서 참관 경험 발표자 2명에 선정됐다. 이 자리엔 정 교수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국가인권위가 홍보한 자료를 보면, 이날 행사는 조 후보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국가인권위 국제인권전문위 산하 국제인권전문가포럼이 주최했다. 조씨는 이 인턴십 경력을 2014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지원할 때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 측은 경향신문에 "인턴십에 지원하여 활동하고 발표한 것뿐"이라며 "정 교수와 후보자는 당연히 아는 사이로 그것과 인턴 선발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현재 해외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조 후보자는 22일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에 출근하면서 "아버지로서 세심하게 살폈어야 했다. 더 회초리 들어달라"고 말했다. 다만 조 후보자는 딸 부정입학 의혹 등에 대해서는 전날(21일)"딸이 등재 논문 덕분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 입학을 했다는 의혹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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