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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CEO
中서 토사구팽 당하는 韓 ICT 엘리트
최종수정 2019.07.18 16:42기사입력 2019.07.18 11:56

中 헤드헌터 러브콜 믿고 갔다가 토사구팽 사례 속출...이직 시 계약 조건 꼼꼼히 따져봐야

中서 토사구팽 당하는 韓 ICT 엘리트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 반도체 기업에 다니던 김세영(39ㆍ가명)씨는 연봉 3배, 통역 제공, 아파트와 체제비 지원 등 파격적인 조건에 솔깃해 중국 허페이시(市) 소재 기업으로 이직했다. 하지만 그의 '차이나 드림'은 1년만에 악몽이 되고 말았다. 그의 전 직장에 있는 핵심 기술과 설계 도면 등을 가져오라고 집요하게 몰아세웠던 것이다. 이에 불응하자 그는 실무에서 밀려났고, 당초 계약 조건이었던 '2년 보장 1년 연장' 계약도 일방적으로 파기당한 것이다. 현재 김씨는 석달치 월급만 받고 중국 업체에서 퇴사해 실직자로 전락했다. 김씨는 "일방적인 계약 파기지만, 외국인으로서 현지에서 소송을 해 이기기도 어렵고, 다시 한국업체로 재취업도 애매한 상황이 돼 버렸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디스플레이 업체에 다니던 주호영(43ㆍ가명)씨도 '차이나 드림'을 꿈꿨다가 악몽 같은 현실에 짓눌러 있는 사례다. 그는 중국 청도에 있는 기업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은 후 서류와 화상 면접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통역까지 직접 고용해서 다녀온 중국 업체 사전 답사에서 적잖은 실망감과 충격을 받았다. 중국 기업이 면접에서 언급한 것과 달리 주씨가 일할 곳은 중국 유수의 디스플레이업체가 아니라 그 업체의 자회사였고, 업무 또한 단기 프로젝트성 임시직에 불과했다. 주씨는 "아내 일자리까지 포기하고 3년 정도 중국에서 경력을 쌓으려고 했는데 모든 계획이 무너지고 말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中서 토사구팽 당하는 韓 ICT 엘리트


◆핵심 기술 탈취 후 토사구팽 속출 = 중국행(行)을 택하는 한국 스마트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CT 전문 인력들이 핵심 기술만 뺏기고 토사구팽(兎死狗烹) 당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무차별적인 '한국 인재 사냥'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중국행을 택한 한국 인력 다수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거나 기술 유출을 요구받는 경우가 다반사여서다. 재계약에 실패하면 기술만 뺏긴채 3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한국에 와서는 중국 기업에 다녔다는 '꼬리표'가 붙는 바람에 재취업을 하기도 어려워진다.


ICT 업계 관계자는 "많은 경우 높은 연봉 제안에 실리를 찾아 중국에 오지만, 중국 기업 입장에선 핵심 기술과 관련한 단물만 빨아먹고 한직으로 내보내거나 계약이 파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ICT 업계 관계자는 "5~6년 전 중국업체로 이직했던 '차이나드림 1세대'들이 재계약에 실패하고 씁쓸하게 귀향한 사례가 있었는데, 최근 다시 중국 기업들의 스카우트가 늘고 있다"면서 "중국 헤드헌터의 러브콜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되고 현지 기업의 상황과 한국으로 재취업 시 상황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스파이로 몰려 송사 휘말리기도 = 중국행을 선택한 이들이 주의할 것은 또 있다. 산업스파이로 몰려 전 직장인 한국기업과의 송사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으로부터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혐의', '산업기술유출방지법' 등의 적용을 받아 소송을 당하거나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는 경우다. 대부분의 ICT업체들이 동종업계 이직금지 조항을 계약서상에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업체로 이직 시 관계사로 취업을 위장해야 하는 등 출발부터 이직자가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 산업기술유출 방지법 적용 역시 처벌 기준이 강화되는 등 점점 엄격해지고 있는 추세여서 '산업스파이'로 낙인 찍히지 않으려면 이직 전에 계약서를 작성할 때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 엔지니어들이 중국 이직을 고려할 때 계약사항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례를 볼 때, 핵심기술을 확보한 후 곧바로 내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내에서 경쟁이 치열하고 정년보장도 어려울 것 같아 중국을 기회로 여기고 이직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꼼꼼히 리스크를 따져보지 않으면 오도 가도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 돌아올 수 있으니 심사숙고 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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