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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칸영화제 진출 35년 만에 정상…봉준호 "판타지 영화 같다"
최종수정 2019.05.26 06:36기사입력 2019.05.26 06:36

'기생충' 황금종려상 수상…한국영화, 경쟁 부문 열일곱 번 오른 끝에 쾌거
봉준호 한국 취재진 축하에 함박웃음 "축구 월드컵에서 벌어지는 현상...쑥스럽다"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봉준호 감독이 한국영화의 위상을 드높였다. 연출한 '기생충'이 25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영화 역사상 처음으로 가지는 영예다. 한국영화는 이두용 감독의 ‘물레야 물레야(1984년)’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면서 칸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경쟁 부문에 오르기까지는 15년이 걸렸다. ‘춘향뎐(1999년)’으로 물꼬를 튼 임권택 감독은 2002년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4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전도연은 2007년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9년에는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시(2010년)’가 각본상을 각각 받았다.


지난해까지 경쟁 부문에 오른 한국영화는 열여섯 편. 봉준호 감독은 2017년 ‘옥자’로 처음 후보에 올랐으나 이전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아왔다. 2006년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됐고, 2008년 ‘도쿄!’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서 소개됐다. 2009년에는 ‘마더’가 주목할 만한 시선에 이름을 올렸다. 기생충은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그의 다섯 번째 영화다. 한국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소개된 지 3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황금종려상은 권위있는 영화계 인사 여덟 명이 선정한다. 올해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을 비롯해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로빈 캉필로 감독, 배우 엘르 패닝 등이 맡았다. 영화계는 이들을 '취향의 중재자(the arbiters of taste)'라고 부른다. 대중에게 무엇이 가치 있는 작품인지를 최우선으로 판단한다는 이유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의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 고액 과외 선생이 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다룬 블랙 코미디다.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빈부격차라는 보편적인 현상을 훌륭하게 다뤘다는 점이 수상으로 이어졌다. 심사를 주도한 이냐리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재밌고 유머러스하며 따뜻한 작품"이라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우리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이유로 수상작을 결정하지 않는다. 감독이 누구이고 어느 나라 영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영화 그 자체로만 평가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머리가 멍하다. 판타지 영화 같은 느낌이다. 평소 사실적인 영화를 찍어왔는데, 지금 만들면 판타지 영화가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취재진의 뜨거운 축하가 이어지자 “이런 현상은 축구 월드컵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아닌가? 쑥스럽다”면서도 “지난 17년 동안 함께 해온 송강호 선배와 함께여서 너무 기쁘다”고 했다. 송강호는 “한국영화 팬들이 성원하고 격려하고 응원해준 덕에 오늘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면서 “다시 한 번 한국영화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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