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bar_progress
닫기

글자크기 설정

경제
한국도 부과될까…트럼프 "환율 조작하면 '상계관세'" (종합)
최종수정 2019.05.24 13:00기사입력 2019.05.24 12:56
한국도 부과될까…트럼프 "환율 조작하면 '상계관세'" (종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미국이 무역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통화가치를 낮추는 국가에 보복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환율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무역전쟁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의 위안화를 저격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뿐 아니라 한국, 일본, 독일 등 대미 무역흑자를 보는 국가들에게 상시 리스크가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과 연방관보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미 산업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통화 보조금(currency subsidies)'을 상쇄할 수 있다"며 달러에 대한 자국 통화 가치를 절하하는 국가들에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상계관세는 정부 보조금을 받아 가격경쟁력을 높인 상품이 수입돼 피해가 발생하면 해당 제품에 그만큼 관세를 물려 경쟁력을 깎는 수입제한 조치다.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 통화를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함으로써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국가를 엄벌하겠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골자다.


상무부는 수입품의 가격경쟁력이 해당국 통화 가치 절하 때문에 높아졌다는 점을 판정할 기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통화가치 저평가에 대한 판정은 재무부가 맡게 된다. 미 싱크탱크 케이토연구소의 스콧 린시컴은 "저평가 됐다고 판단된 국가로부터 수입한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조치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만큼 1차 타깃은 중국이 될 전망이다. 취임 직후부터 노골적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고율 관세 카드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환율은 양국이 협상을 벌여온 주요 의제 중 하나기도 하다.


통상 4월에 발표되는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이유도 중국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자 하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환율조작국 지정 국가들이 1순위 부과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현재 미 재무부의 제재대상인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다. 미국은 지난해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 외에 한국, 일본, 인도, 독일, 스위스 등을 관찰대상국으로 언급했다.


관찰대상국인 우리나라 또한 잠정적 대상이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상무부가 재무부에 상계관세 부과국 판단을 미룬 만큼 환율조작국이 아니더라도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FT는 "미국의 동맹국에도 적용될 수 있는 전면적 무역 정책 수단"이라고 보도했다. 또 다른 외신 역시 "이번 조치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면서도 "일본, 한국, 인도, 독일, 스위스 등도 추가 관세가 부과될 리스크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환율 상승분을 정부의 부당한 보조금으로 보겠다는 미국의 판단은 극히 이례적이다. 재무부의 영역인 통화재정 정책을 무역과 연계해 조치를 취하는 것 또한 그간 선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FT는 전했다. 스스로를 관세맨으로 칭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와 환율을 엮어, 교역상대국의 통화절하 방지를 아예 규정화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향후 진행될 미ㆍ중 무역 협상에서도 환율 조항을 삽입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재차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은 앞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한 멕시코, 캐나다와의 협정(USMCA)에도 외환시장 개입제한 조항을 넣었다. 일본과의 양자 무역 협정에도 환율 조항 삽입을 목표로 정한 상태다. 한국의 경우 해당 조항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포함하지 않았지만, 재무부와 별도 합의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토로해 온 위안화 가치는 전날까지 고시환율 기준 11거래일 연속 약세였다. 중국 금융 당국의 환율 안정 노력조차 효과를 보이지 못하며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 돌파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 또한 우려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차이신은 최근 논평을 통해 "자본 유출 압력을 높이고 미국과 차후 무역 협상을 하는 데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달러 대비 한국 원화 가치 역시 최근 한달 간 3.5%가량 급락해 달러당 1200원선을 앞두고 있다.


최악의 경우 미ㆍ중 무역 협상이 좌초되고 본격적인 환율 전쟁으로 확전돼, 1조10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중국이 국채 투매에 나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가 혼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와 환율보고서를 앞세운 압박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이번 조치로 큰 여파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행정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조치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과 대중 강성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ㆍ제조업정책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초부터 밀어붙이던 내용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최근 수주간 이 같은 논의가 중단됐다가 다시 살아났다"며 이를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압박을 가하고 있는 미 행정부 내 무역 '매파'의 부활을 보여주는 사인이라고 평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주요뉴스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