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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거부가 쏘아올린 종교갈등…'정치인 황교안' 아킬레스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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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합장거부에 조계종 "당 대표서 내려와야"
한기총 "개인 종교의 자유 침해" 반박 성명

합장거부가 쏘아올린 종교갈등…'정치인 황교안' 아킬레스건 되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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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독실한 종교적 신념이 그의 정치행보와 맞물려 연일 논란이 되면서 불교와 개신교간 종교갈등 양산으로 확산되고 있다.


황 대표를 둘러싼 정치권의 종교 논란은 황 대표가 부처님오신날인 지난 12일 경북 영천 은해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법요식 내내 합장을 하지 않은 것이 발단이었다. 그는 아기부처를 목욕시키는 관불의식 때도 외빈 중 가장 먼저 호명됐으나 손사레를 치며 거부했다. 그는 지난 3월 취임 인사차 조계종 총무원장인 원행 스님과 만난 자리에서도 합장을 하지 않고 악수로 대신했다.


황 대표는 사법연수원생 시절 야간 신학대학을 다녀 전도사가 됐을 정도로 독실한 개신교인이다. 하지만 개인적 종교성향을 당 대표로서 참석한 정치일정에까지 드러내면서 논란을 유발시켰다.


대한불교조계종은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황 대표의 태도를 질타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지난 22일 "단순히 종교적 문제를 넘어 상식과 합리성, 존중과 이해를 갖추지 못한 모습"이라며 "황 대표가 믿고 따르는 종교와 신앙생활을 존중하지만 그가 스스로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자연인 황교안이나 기독교인 황교안이 아니라 거대 정당의 대표로서, 지도자로서 참석한 것이 분명함에도 개인의 생각과 입장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신앙을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라"고 일갈했다.


조계종이 '대표직 사퇴'를 언급하며 강하게 비판하자 황 대표를 지지하는 보수 개신교계가 반박 성명을 내면서 종교계 신경전으로까지 비화되는 양상이다. 보수 우파 성향의 개신교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23일 "정당 대표가 종교행사에 참여할 수 있지만 종교의식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개인의 종교에 대한 자유를 억압하고 강요하는 행위"라며 "불교 지휘부가 좌파의 세상으로 가려하는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국교회연합도 이날 논평을 내고 "특정 종교의식을 따르지 않았다고 이런 편향적 비판의 뭇매를 맞아야 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라면서 "조계종이 '나만의 신앙을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으라'고 훈계한 것은 월권이자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가 가진 신앙에 대한 소신이 오히려 정치행보엔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이전부터 제기됐다. 개신교계는 그의 탄탄한 지지기반이지만 통합, 정치 확장성의 측면에선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합장 논란에 이어 한기총 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황 대표로부터 대통령이 되면 장관직을 맡을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해 구설에 오른 것도 '정치인생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와 일맥상통한다.



한국당 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중진의원은 "합장하지 않아 비판을 받을 바엔 아예 참석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며 "신앙의 자유는 당연히 보장돼야 하지만 자칫 정치인으로서 타 종교를 배척하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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