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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업 화평법 부담에 韓영업 축소…국내기업 최악의 경우 문 닫을 판
최종수정 2019.05.15 11:22기사입력 2019.05.15 11:09

"글로벌 업체에 화학물질 정보 요구 불가능" 호소에…환경부 "예외 없다"

"화학물질 제조사가 영업 기밀을 이유로 성분 리스트를 주지 않는다."(국내 대기업)

"국내서 쓰는 화학물질에 대한 성분과 유해성은 당연히 알아야 한다."(환경부)

해외기업 화평법 부담에 韓영업 축소…국내기업 최악의 경우 문 닫을 판


다음달 말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상 연간 1t 이상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사전 신고 기간 종료를 앞두고 대기업과 환경부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기업들은 구체적인 화학물질 정보를 글로벌 업체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당장 7월부터 제품 생산에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반해 환경부는 "예외는 없다"며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화평법'이 기업의 경영활동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 화학사, 한국 영업 축소 불가피

일부 글로벌 화학회사들은 화평법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에 판매하는 화학물질 중 매출 비중이 높지 않은 제품에 대해 이미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는 해당 물질을 공급받던 국내 업체들의 몫이다. 이들은 대체제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품 업체 한 관계자는 "하루 아침에 어디서 대체 물질을 찾을 수 있나"며 "주력 제품 생산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화평법 부작용에 대해 국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법 적용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화학물질을 직접 제조하고 유통하는 유럽 선진국들과 대부분의 화학물질을 수입하는데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화평법 개정안은 2000년대 유럽연합(EU)이 도입한 환경물질 관리제도 '리치(REACH)'를 참고해 마련됐다. 리치는 '사상 최강의 환경규제책'으로, 모든 화학물질 제품 위해성을 기업체가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대안으로 글로벌 화학사들이 한국에 대용량의 화학물질을 판매하는 경우 대리인을 선정하는 방안을 도입한다고 하지만 결국 이들도 비용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리인을 지정하는 비용과 정보 유출 등의 리스크를 따져 국내에 제품을 팔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기업 화평법 부담에 韓영업 축소…국내기업 최악의 경우 문 닫을 판

최악의 경우 공장 문 닫는다

6월말 까지 사전 신고를 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당장 7월부터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해 사용 등록 절차를 밟아야 한다. 화학물질을 등록하기 위해서는 외부 시험 분석 기관을 통해 인체 유해성 등 최대 47종의 테스트를 받아야 하는데, 일부 테스트의 경우 국내에 분석 기관이 없어 해외 기관에 맡겨야 한다.


문제는 화학물질을 등록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7월부터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도 맞을 수 있다는 점이다. 화학물질에 대한 47종의 테스트를 받으려면 자본력, 전담 인력과 함께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처럼 생산 차질 위기에 놓인 기업들은 공개적으로 정부에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화평법 뿐 아니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 추가적인 환경 규제까지 더해지고 있어 자칫 찍혔다가는 더 큰 규제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산업 현장 안전 규제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지나친 압박으로 기업 경영을 옥죄어서는 안 된다"며 "법조항으로 무작정 압박할 것이 아니라 반도체, 화학 등 주요 산업 특성을 고려해 기업 스스로 체계적인 산업 현장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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