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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후 막걸리에 파전, 등산 '도루묵'
최종수정 2019.04.24 14:16기사입력 2019.04.24 14:10

-2시간 산 타면 1000㎉정도 소모…밥 3공기·자장면 1인분 열량

-탁구·에어로빅보다 운동량 많아…안주먹는다면 묵·두부김치 추천

-중장년층 스트레칭 무시했다간 허리·무릎통증 우려

-일교차 큰 날씨엔 저체온증 위험…오한·탈진 땐 천천히 몸 녹여줘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 찾아왔다. 날이 급격히 따뜻해지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운동도 하고 산을 오르내리며 정서적인 안정감도 찾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그러나 가벼운 등산이라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 스트레칭을 빼 먹고 무리했다간 허리와 무릎 등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저체온증 위험도 있다.


김동환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봄철 운동 중 가장 주의할 것이 등산"이라며 "산을 찾는 대부분이 50대 이상의 중년층인데 연령이 높아질수록 저체온증을 경험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하산 후 막걸리 말짱 도루묵= 등산은 대표적인 전신운동이다. 울퉁불퉁한 길을 걸으면서 평소 잘 사용하지 않은 근육과 근력, 지구력, 심폐기능을 강화해준다. 다른 운동에 비해 열량 소모도 많아 효과적이다. 한 번 산에 오르면 최소 2~3시간 걸리는데,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1000㎉ 내외를 소비한다.


김 교수는 "사람마다 다르고 산의 경사도 등에 따라 운동량이 달라질 수 있어 등산의 효과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힘들다"면서 "개인의 체력과 신체 상태에 따라 횟수와 강도, 시간 등 등산코스를 잘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 1시간 등산을 하면 몸무게 1㎏당 7.26㎉가 소비된다. 탁구(4.18㎉), 에어로빅(4.5㎉), 배구(4.84㎉), 골프(5.06㎉), 스키(5.72㎉), 자전거(5.94㎉), 테니스(6.38㎉)보다 더 많다. 70㎏인 사람이 등산을 통해 소비하는 시간 당 에너지는 508.2㎉다. 등산을 2시간 한다고 치면 대략 1000㎉를 소비하는 셈이다. 이는 밥 3공기 또는 자장면 1인분에 해당하는 칼로리다. 특히 지방은 등산처럼 저중강도 운동을 장시간 지속할 때 빠르게 연소되는 만큼 다이어트 효과가 좋다.


힘들게 등산을 하고 난 후 마시는 막걸리 한 잔은 등산의 묘미라 불린다. 하지만 자칫 등산으로 소모한 칼로리 이상을 섭취하면 운동효과가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 막걸리 한 사발(300㎖)은 150㎉, 해물파전 한 조각에 150~200㎉ 정도다. 만약 등산 후 막걸리 두 잔과 해물파전 한 조각을 먹는다면 500㎉가 넘는 열량을 섭취하게 된다. 등산 한 시간의 효과를 날리게 되는 것이다.

하산 후 술을 마실 경우 전이나 찌개, 삼겹살보다는 차라리 묵이나 두부김치, 수육 등 칼로리가 적은 안주를 먹는 편이 낫다. 도토리묵 한 접시(200g) 90㎉, 두부김치 한 접시(200g) 130㎉ 정도다.



◆충분한 스트레칭 필수= 산악지역은 고도가 높고 바람이 많이 불어 평지에 비해 기온이 낮다. 우리 몸의 근육과 인대는 날씨가 추울수록 긴장해 경직된다. 그만큼 부상 위험도 커진다. 홍순성 자생한방병원장은 "바위와 계단을 오르내리는 과정에서 무릎에 체중의 수 배에 달하는 체중이 실린다"며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관절 노화가 시작되는 중장년층은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관절과 인대에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등산 전에는 스트레칭으로 전신을 충분히 풀어주고 체온을 높여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자세별로 10초 이상 유지해야 조직이 가장 많이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몸을 충분히 풀어주지 않은 채 갑자기 움직이게 되면 근육통이 발생한다. 운동 후 24~48시간 안에 통증이 가장 심하다. 운동 후 생긴 근육통은 대개 큰 문제없이 회복될 수 있다. 발목 삠도 등산을 할 때 발생하는 부상인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파스를 뿌리거나 찜질을 하는 등 기본 처치만으로 치료를 대신한다. 이러한 처치만으로 증상이 나아진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통증이 계속되거나 뻐근한 느낌이 남아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한 번 삔 발목을 조기에 적절하게 치료해주지 않으면 습관적으로 반복될 수 있고, 심한 경우 뼈와 연골이 분리되는 박리성연골염이 될 수 있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등산 전에 스트레칭과 같은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으면 근육이 잘 놀라 등산 중 쥐가 날 수 있다"며 "등산 중 경미하게라도 부상을 입었다면 찜질이나 파스 등으로 기본 처치를 한 후 며칠 경과를 살펴보다 증상이 심해지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체온증 우습게 봤다간 큰 코 다쳐= 등산 시엔 저체온증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평지와 온도 차가 큰 산에 오를 때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주로 습하고 바람이 부는 추운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될 때 발생하는데,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날씨에도 조심해야 한다. 처음에는 심한 오한이 생기고, 체온이 32도 아래로 내려가면 불안, 초조, 어지럼증 등으로 몸을 가누기 어려워진다. 판단력과 시력도 급격히 떨어지고 증상이 심할 경우 의식이 희미해지며 사지마비, 심장마비가 올 가능성도 있다.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몸 안의 열을 더 이상 뺏기지 않도록 하고 바깥에서 열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 급선무다. 먼저 환자를 따뜻한 곳으로 옮기고 젖은 옷은 갈아입혀야 한다. 찬바람을 쏘이지 않도록 막아주고 따뜻한 음료를 지속적으로 섭취하게 한다. 또 팔다리를 주물러주거나 여러 사람이 감싸주면서 체온이 오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김 교수는 "과도하게 땀이 나거나 과호흡, 말초혈관 확장 등과 함께 탈진, 탈수, 열 손실 증가를 느낀다면 저체온증이 걸린 것"이라면서 "특히 노인은 근육량이 적어 추위에 노출되면 떨림 현상에 의해 열을 생산하는 반응이 저하돼있어 저체온증이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서상원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갑자기 몸을 뜨겁게 하면 오히려 급격한 온도변화에 신체가 적응하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몸을 천천히 녹여주며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로 후송해 적절한 처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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