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돈 몰리는 부동산펀드]금리는 낮고, 증시는 불안…"이 길 밖에 없다" 부동산 전쟁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7초
뉴스듣기 글자크기

부동산·대체투자펀드 최근 자산운용시장 주도
해외부동산펀드 설정액 2015년 이후 330% 급증

증권사 매입약정 한도 확대에 사활…금융권은 '비은행' 강화
고액자산가들도 안정적 수익 'PDF'에 관심

[돈 몰리는 부동산펀드]금리는 낮고, 증시는 불안…"이 길 밖에 없다" 부동산 전쟁
AD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최근 자산운용시장의 주도권은 사모펀드가 쥐고 있다. 지난 3년간 사모전문운용사도 꾸준히 늘어났다. 헤지펀드도 주요 대체투자 수단으로 볼 수 있지만 기초자산의 규모가 가장 큰 쪽은 역시 부동산이다."(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부문장)


올들어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은 부동산펀드를 비롯한 대체투자에 쏠려 있다. 지난 9일 건설회사인 건영이 자회사로 KY자산운용을 출범한 것은 최근 부동산펀드를 비롯한 대체투자의 인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KY자산운용은 베트남 부동산에 특화된 전문 사모 자산운용사다. 이 회사는 앞으로 베트남 호치민ㆍ하노이의 A급 오피스 빌딩과 호텔, 레지던스, 물류센터 개발사업 등을 발굴할 계획이다. 건영개발이 추진하는 베트남 7군지역의 아파트 개발사업을 펀드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투자업계 "해외 부동산밖에 없다"=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까지 국내부동산펀드 설정액은 21조4312억원에서 38조1900억원으로 78.2%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전년 대비 설정액 증가율은 2017년 13.1%, 지난해 20.1%, 올들어 21.2%로 높아졌다. 해외부동산펀드 성장률은 더 가파르다. 2015년에서 올해까지 설정액은 9조8312억원에서 42조5871억원으로 333.2% 증가했다. 지난해엔 해외부동산펀드 설정액(31조8553억원)이 국내부동산펀드(31조38억원)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투자은행(IB)의 부동산펀드매니저들은 해외 대체투자에 대해 "이 길 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에서 스타필드, 롯데몰 등 메가몰이나 오피스가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내는 '효자 매물'로 인정받지만 미국에선 '한 물 갔다'는 취급을 받는다. 오히려 IT기업이 몰려 있는 서부 태평양 벨트(시애틀-샌프란시스코-로스엔젤레스) 물류 지구의 전자상거래 기업이 뜨고 있다.


증권사가 IB 부서의 매입약정 한도를 늘리기 위해 사활을 기울이고 있고, 금융지주사들이 증권 및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자산운용사들은 증권사에 수수료를 내서라도 이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에서 물건을 따내야 하는 상황이다.


김주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부동산운용팀장은 "최근 증권사들 중 대표가 IB 출신인 곳이 늘고 있는데, 이런 증권사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거래 확보 가능성이 커지고, 만에 하나 거래가 깨졌을 때의 '클로징 리스크'도 줄일 수 있어 증권사와의 협업을 모색한다"며 "해외에선 주로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미리 약정 자금을 받은 뒤 거래를 하는데 이때 운용사가 단독으로 움직이기보다 증권사와 협업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증권과 자산운용업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만큼 증권사 IB 본부의 역할이 커지고,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진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은행의 예대마진(대출과 예금금리)에 의존하는 수익구조만으로 부족하다고 느껴 부동산투자신탁(리츠·REIT)과 부동산펀드 부문에 역량을 쏟고 있다"면서 "증권사 해외 IB 부서가 바빠지고 있고, 이들과의 협업을 모색하는 기관투자가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PDF로 몰리는 고액자산가=1억원 이상 자산을 투자하는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이 사모대출펀드(PDF)로 향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지점의 프라이빗 뱅커(PB)는 "과거처럼 은행이나 제2금융권을 통해 대출을 받은 뒤 집값이 오르면 파는 식으로 투자를 하면 투자한 부동산이 미분양됐을 때 '손절매(손해를 감수한 매도)'를 할 위험이 있어서 PDF펀드가 뜨고 있다"고 설명했다.


PDF펀드는 부동산 개발이 예정된 시공사에 자금을 빌려준 뒤 분양 수익금을 통해 고정적으로 수수료 수익을 내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만기 시점에 자산을 팔아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선순위 담보권을 확보한 채 안정적으로 배당수익을 챙길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담보로 잡힌 부동산 기업이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도 금융기관이 나서서 자금을 보충하는 약정을 걸어두는 경우가 많아 유동성 리스크가 작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최근 투자성향이 고스란히 반영된 상품인 셈이다.



앞으로도 PDF펀드 등과 같은 부동산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김 팀장은 "과거 부동산개발사업에 대한 과도한 대출을 했던 국내 부동산 PF 실패 사례, 95% ~ 100% 이상의 과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로 인한 미국 서브프라임 론 사태 등 비우량 자산에 집중 투자했다가 채무불이행(디폴트)까지 가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면서 "다만, 현시점에서는 과거와 달리 LTV 관리가 상대적으로 잘 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펀드 시장이 과거와 같이 급격히 쪼그라들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