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바 야구선수들의 메이저리그(MLB) 진출에 제동을 걸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8일(현지시간) 쿠바 선수들의 미 프로야구 진출을 위해 MLB와 쿠바야구연맹이 지난해 12월 맺은 협약을 무효로 했다.
이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쿠바를 베네수엘라, 니카라과와 함께 '폭정 3인방(troika of tyranny)'이라고 지목하고 60년간 유지돼온 쿠바에 대한 무역 금수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쿠바 야구선수들의 MLB 진출을 막은 것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판단을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쿠바야구연맹은 쿠바 정부 소속이 아니라면서 쿠바 선수들의 미 프로야구 진출에 길을 터줬다. 쿠바 선수들이 미 프로야구 도전을 위해 목숨을 걸고 쿠바에서 탈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합법적 진출의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야구연맹은 쿠바 정부 소속으로, 이 거래가 불법이라고 규정했다. 2015년 이뤄진 쿠바와의 국교 수립은 오바마 행정부가 내세우는 대표적 외교 치적 중 하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대쿠바 제재를 일부 복원하며 대립각을 세워왔다.
한편 이번 조치로 쿠바야구연맹이 발표한 '미국 프로야구와 계약이 가능한 선수' 34명과의 협상도 더 이상 진전을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쿠바야구연맹은 "정치적 동기로 이미 체결된 협약을 공격하는 것은 선수들과 가족들, 팬들을 해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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