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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특' 폐지 논의 급물살…국위선양 보다 부작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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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특' 폐지 논의 급물살…국위선양 보다 부작용 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야구대표팀[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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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46년간 지속했던 예술·체육요원의 병역특례 제도는 그동안 여러 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폐지까지 염두에 둔 전담팀(태스크포스·TF)이 구성되기는 처음이다. 이는 제도에 대한 국민 반감과 그동안 정부와 관계기관이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도 묘안을 찾지 못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혜자들이 혜택만 받고 의무는 소홀히 하면서 논란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


19일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조만간 출범할 병역특례 제도 개편 TF에서는 예술·체육요원은 물론 산업기능요원 등 대체복무제의 존폐 여부까지 검토할 예정이다. TF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병역특례 제도의 존폐를 다루기 위해서는 국방부 참여가 필요하다"며 "국방부는 병역자원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대체복무와 병역 특례제도를 축소 혹은 폐지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만 폐지는 NO!"= 이 관계자는 "병역특례 대상이 상대적으로 적은 예술·체육요원부터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이 거론됐으나 예술계와 체육계는 '다른 분야도 함께 없앤다면 이를 수용하겠다'고 맞섰다"며 "국방부 주도의 TF가 구성된 만큼 군복무 제도의 전면적인 검토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체부 관계자도 "지난해 병역특례 개선 방안을 위해 문체부와 병무청 주도로 TF를 꾸렸는데 이번에는 대체복무제까지 논의 대상이 확대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예술·체육요원의 병역특례가 논란이 된 가장 최근 사례는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었다. 야구대표팀이 금메달을 따 대표 선수 가운데 병역 미필자들이 혜택을 받았는데 일부 선수를 병역 혜택을 위해 선발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 문제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질만큼 파장이 컸다. 현행 체육요원은 올림픽 3위 이내,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경우 병역혜택을 받는데 올림픽보다 경쟁이 비교적 수월한 아시안게임 구기 종목에서 여러 선수들이 한 번의 우승으로 수혜를 받자 선발 과정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국내외 경연에서 입상할 경우 혜택을 받는 예술요원의 사례도 들어 "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대중가수 등 연예인에게도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병특' 폐지 논의 급물살…국위선양 보다 부작용 커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해답 없는 개선안, 반발 최소화 방안부터= 예술·체육요원의 병역특례는 1973년 제정될 당시 '국위선양 및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에 대하여 군복무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하는 제도'로 출발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적지상주의를 부추기는 '국위선양'이란 단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혜택을 받은 일부 선수가 의무사항인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하는 등 관리 감독의 허점도 노출했다. 더구나 체육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되면서 성적지상주의에 집착한 엘리트 체육의 한계와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지난 1월 엘리트 체육계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병역특례와 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하는 연금제도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관계기관에서는 그동안 예술·체육요원의 병역특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검토했다. 혜택을 부여하는 국제대회의 숫자를 줄이거나 국군체육부대, 경찰청 등 선수들이 운동과 군복무를 병행할 기관을 확대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병력자원의 감소를 이유로 경찰청이 축구단과 야구단의 선수 모집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는 등 갈수록 상황이 꼬였다.



결국 각 분야에서 운영하는 병역특례 제도를 함께 폐지하는 방안이 급부상한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이해관계자의 강한 반발이다. 한 관계자는 "당장 병역특례 제도 자체를 완전히 폐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체육의 경우 아시안게임을 혜택에서 제외하는 등의 선별적인 조치부터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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