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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오면 두통·복통·등교거부…꾀병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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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물어뜯거나 상처 뜯기 등 반복 심리적 불안 지속땐 공격성까지 표출유심히 관찰해야

-틱장애·ADHD 등 2차 문제 발생 위험

-규칙적인 생활 유지 따뜻한 말과 격려로 자신감 북돋아줘야

새학기 오면 두통·복통·등교거부…꾀병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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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올해 초등학교 입학하는 아이를 둔 이수진(37)씨는 그동안 아껴뒀던 육아휴직 잔여 기간을 쓰기로 결정했다. 평소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초조함을 느끼는 성향이어서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이씨는 "초등학교 입학 때 아이들이 느끼는 부담감과 스트레스가 크다고 들었다"며 "1년 동안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등ㆍ하교를 함께하면서 곁에서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제 곧 새 학기가 시작된다. 평소 학교에 잘 다니던 아이도 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학업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고 스트레를 받기 쉽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는 더 큰 변화에 마주한다. 새로운 학교생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푸는 아이들도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환경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는 아이들도 많다.


방수영 을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불안해할수록 부모가 함께 동요하지 말고 평정심을 가지고 관심과 격려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입학 전 아이의 건강상태와 심리상태를 살펴 불안감을 없애고 안정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낯선 환경에 두려움·스트레스, 새학기증후군으로= 새학기증후군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거나 새로운 학년에 올라가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다양한 심리적, 육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등교를 거부하거나 두통·복통, 무기력감, 수면장애, 식욕부진 등의 여러 증상을 보인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신체 증상보다는 무기력감이나 우울감이 지속되는 경향이 높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다. 새 학년이 되면서 수업이 어려워지는 데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 부담감이 커진다. 초등학교에 갓 입학하거나 저학년인 아이는 심리적인 압박감이 더 클 수 있다.


등교거부 유형은 시기별로 다른데, 크게 ▲단순 혹은 사회공포증을 보이는 유형 ▲분리불안을 가지고 있는 유형 ▲불안ㆍ우울 증상을 보이는 유형으로 나뉜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면 사회공포증 또는 엄마와의 분리불안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중ㆍ고등학생이라면 원인이 매우 복잡해 단순화하기 어렵다. 환경적인 요소만을 고려할 경우 선행학습 열풍에 따른 과도한 학업 부담이 불안, 우울 증상으로 이어져 등교거부를 할 수 있다.


등교거부는 걱정과 우울, 피곤함을 넘어서 울거나 소리지르고 분노 발작, 공격성으로까지 표현된다. 반건호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가 갑자기 손톱을 물어뜯거나 손가락 빨기, 상처 뜯기 등의 반복행동을 보이는 것도 심리적 불안정과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어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꾀병으로 치부해선 안 돼= 이때 아이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가볍게 생각하거나 '꾀병'으로 몰아붙여선 안 된다. 새학기증후군으로 인해 집단 따돌림이나 학습장애 등과 같은 2차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틱장애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새학기증후군으로 힘들어할 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와 공감하면서 따뜻한 말로 응원과 격려를 해주고 자신감을 북돋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생활리듬을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방학 동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가지면서 생체리듬이 깨진 상태라 피로를 더욱 많이 느끼게 된다. 때문에 개학 전 학교 생활 패턴에 따라 아이의 생활리듬을 규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활동을 가지는 것도 좋다.


방 교수는 "부모가 아이와 함께 학교에 가서 수업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오더라도 등교를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배가 아프다, 어지럽다 등의 신체 증상에는 무관심하게 대하되 아이가 학교 가는 것에 대해서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런 노력에도 3개월 이상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소아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와 이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놀이치료를 통해 극복하거나, 불안의 정도가 심할 땐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ADHD·틱 장애는 빠른 치료가 중요= 주의가 산만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이들도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학습활동이 점차 중요해지는 고학년이 될수록 문제가 커질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의력 결핍이나 활동의 과다 증상이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야단을 쳐도 큰 효과가 없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방 교수는 "평소 아이의 성향이 산만하다면 학기가 시작할 무렵, 교사와 상담을 하면서 특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협조를 구하는 편이 낫다"며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상담치료를 받으면 학교생활을 무리없이 해낼 만큼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틱 장애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의식하지 못한 채 어떤 특정 동작을 하거나 소리를 내는 틱은 아이들에게 비교적 흔하게 생기는 문제다. 취학 전 새로운 환경에 대한 부담감으로 많이 생길 수 있다. 너무 긴장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도록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줄 필요가 있다. 또 틱 자체에 대해 부모나 교사가 너무 지적하거나 주의를 주고 야단을 치지 않아야 한다. 다만 1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 틱 장애일 경우 약물·놀이·행동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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