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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회담 순항? 비건 귀국 후 조용한 美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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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실무회담 진전 시사
백악관 언급 자제 속 미 언론 부정적 전망
인내심 가져야 반론도

북미 회담 순항? 비건 귀국 후 조용한 美 정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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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대표(사진)가 평양에서 2박3일간의 실무협상을 마치고 귀국했지만 미국 정부는 협상 결과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미 정부가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는 사이 트럼프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이 2차 북ㆍ미 정상회담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제기하고 있지만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반론도 나오는 상황이다. 비건 대표가 방미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비건 대표는 10일 한국을 떠난 후 미국에 도착해 11일(현지시간)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실무회담에서)사안에 대한 의제는 합의했다"면서도 "이번이 실질적인 첫 실무회담이었고, 의제는 동의했지만 협상을 위해서는 서로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해 협상 시작의 의미를 강조했다. 귀국 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비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실무회담이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점을 시사해 주목을 끌고 있다.


2차 북ㆍ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영변 핵시설 폐기 등과 평화협정 체결 및 제재완화라는 큰 틀의 의제에 대해서 합의를 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핵심 의제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하고 실무적인 문제를 추가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핵심 의제들 중 어느 하나라도 서로의 요구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면 의제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을 것이다.


비건 대표는 "양측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견을 좁히는 것은 다음 회의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북ㆍ미정상회담 전까지 2주밖에 남지 않아서 난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비핵화) 일정 합의를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기대했다. 다시 말해서 단계적인 비핵화 일정을 구체적으로 합의하는 문제가 실무적인 난제의 핵심이라는 의미다.

뒤집어 보면 실무회담에서 전격적으로 비핵화 일정에 대한 로드맵을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일정과 관련한 난제들이 쉽게 풀리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비핵화 일정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백악관이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비핵화 원칙은 물론 북핵 해결 의지와 차별적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한반도 전문가의 칼럼을 뒤늦게 홈페이지에 개제한 것도 실무회담 결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북ㆍ미 정상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이날 토드 린드버그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지난 6일 보수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트럼프는 대북 외교에 진지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인용했다. 6일은 비건 대표가 북ㆍ미협상을 하고 있던 시점이다. 백악관은 칼럼 중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원칙 ▲북ㆍ미 정상간 '톱다운' 방식의 해결 노력 ▲한국전 종전 의지를 다룬 부분을 발췌해 보도자료로 제공했다.


린드버그 연구원은 칼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앞서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함으로써 미ㆍ북 정상회담에서 더 엄격한 조건을 내세우겠다는 결의를 보였다"며 "트럼프 비판자들은 미 정부가 비핵화가 아닌, 피상적 변화만으로 북한과 타협할 것이라고 깎아내리지만 트럼프 정부의 행동이나 통일된 메시지는 종전과 다른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백악관의 의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앙숙'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해 미 정국의 관심이 차기 대선에 쏠리는 상황에서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포장'만 그럴싸한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언론의 우려를 반박한 셈이다.



2차 북ㆍ미정상회담에 대한 회의적 시각보다는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도 나오고 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 민주주의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2차 정상회담에서 획기적인 돌파구에 다다를 것이라는 기대는 적절치 않다. 정상회담 이후 실무협상을 이어 가기만 해도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건 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2차 정상회담 전에 추가 협상을 하기로 한 것도 긍정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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