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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UFO를 찾아서]①15년 경력 UFO 헌터 “UFO는 있다”
최종수정 2019.02.03 15:10기사입력 2019.02.03 14:00

2011년 ‘광화문 UFO편대 영상’으로 유명세…본업 제쳐두고 UFO 추적 15년
“UFO로 인한 수익은 거의 없어, 내가 가진 DNA이자 사명이라 생각”

대표적인 국내 UFO헌터로 알려진 허준(48) 씨는 매일 3~4시간씩 경기도 성남, 서울 광화문, 경기도 가평 등지를 오가며 UFO포착을 기다리는 일을 수년째 계속해오고 있다. 사진 = 최종화 PD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최종화 PD] 수년 전 미국의 한 대학교수가 ‘UFO학과를 신설해야한다’고 주장해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나이아가라대 인문학부 교수인 필립 헤이즐리는 이미 UFO는 중대한 연구 영역이며 매년 UFO 목격 사례가 쏟아지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한다고 역설했다. 줄곧 UFO의 존재를 부정했던 미국 정부 역시 2017년 국방부 UFO 연구 프로그램이 공개되며 그 존재를 간접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우주군 창설을 발표하며 UFO와 외계 존재에 대한 대내외적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여전히 UFO의 존재를 부정하는 여론이 강하고, 이를 쫓는 이들 역시 괴짜 또는 한가한 사람으로 치부되고 있다. 이런 UFO 불모지에서 강렬한 첫 목격 이후 줄곧 UFO를 찾아 헤매며 꼬박 15년을 쏟아부은 자타공인 UFO헌터 허준 씨를 만나 UFO의 존재와 포착 가능성, 그리고 국내 유일 헌터로 사는 고충을 들어봤다.


한 차례의 사전 미팅을 거친 뒤, 허 씨가 지목한 UFO 출몰지역 중 하나인 경기도 가평군 굴봉산역에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영하 8도를 넘나드는 쌀쌀한 기온에도 꿈쩍 않고 설치한 카메라와 함께 멀리 산꼭대기를 응시하고 있던 그는 UFO 포착 가능성은 50%라고 설명했다.


15년째 UFO를 쫓고 있다는 그는 첫 UFO를 발견한 순간을 잊지 못한다. 아니, 방금 있었던 일보다 더 생생하게 기억해낸다. “마치 핵처럼 폭발하는, 하얀 광채를 뿜어내는 10여 개의 솜사탕 같은 빛 뭉치가 자신의 머리 위를 지나갔다”며 그 순간 ‘운명의 지침’이 돌아갔고, 걷잡을 수 없는 감정에 휩싸였노라고 토로하는 그의 모습은 흡사 사랑에 빠진 사람의 눈빛과 말투 그대로였다.


허 씨는 과거 1년에 통상 4~5건의 UFO를 촬영했는데, 우리나라에서 많이 포착되는 건 하얀 빛을 내는 둥근 형태의 물체라고 설명했다. 사진 = 허준 제공

광화문서 UFO편대 발견하며 일약 스타덤

그가 UFO헌터로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2012년 11월 3일 광화문 광장에서 대기 촬영 중 10여 대의 UFO 편대를 영상에 포착하면서부터다. 그 전에 이미 일본 TBS 예능프로그램에 한국 UFO헌터로 출연, 일본 UFO헌터와 대결을 펼치기도 했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꾸준히 UFO 포착 영상과 일지를 게재하면서 마니아들 사이에선 ‘꾼’으로 통했던 그였지만, 특정 장소에서 UFO출현을 대기하다가 그 편대를 포착한 사례는 처음이었기에 화제성이 더해졌다.


왜 UFO는 광화문 상공을 돌다가 사라진 것일까? 허 씨는 “광화문은 청와대를 비롯해 주변 외곽에 미사일, 레이더망 등 군사시설이 집중돼있어 UFO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군사시설 주변에서 UFO가 자주 포착되는 건 전 세계적으로 두루 입증된 바 있는 사실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의 본업은 무엇일까? 전문가용 카메라를 잡은 모습에서 얼핏 짐작했지만, 그는 원래 프리랜서 VJ로 “단편영화와 각종 영상촬영을 했었다”고 말했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생계를 제쳐두고 UFO를 쫓는 그의 수입원이 궁금할 것이다. 혹 UFO영상 촬영에서 어떤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그는 신통치 않다고 손을 내젓다 짐짓 섭섭한 표정으로 되묻기 시작했다. “독립영화, 단편영화 만드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왜 영화를 하십니까?’라고 묻지 않는다. 좋아서 하는 일이고, 하기 싫으면 안하면 그만 아닌가. 나는 내 유전자, DNA, 달란트가 UFO 포착에 있다고 믿고 또 그렇게 생각한다. 거기에서 오는 헌터로서의 사명감이 내가 UFO를 쫓는 동력이 된다”고 토로하는 그의 표정에선 정말 좋아하는 일에 미친 사람을 단지 해당 분야의 사회적 위상을 기준으로, 수익 창출 여부로 재단하려는 세상에 대한 냉소와 아쉬움이 강하게 묻어났다.


과거 일본 TBS의 예능프로그램에 한국대표 UFO헌터로 출연해 바다로 빠지는 UFO를 목격하기도 한 그는 열악하지만 그럼에도 더 노력해 외국 UFO헌터에 버금가는 기록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 = 일본 TBS 방송 캡쳐

확률은 50%, 포기보단 겸손히 내일을 기다릴 뿐


가평 굴봉산역에서의 포착 대기가 실패로 돌아가고, 이튿날 다시 만난 그는 성남 희망대공원에 있었다. 이날도 역시 UFO 포착 확률이 50%라고 답한 허 씨는 인터뷰 내내 카메라보다 자신의 전방 주시에 온 힘을 기울였고, 인근에 서울 공항과 군부대가 있는 성남 하늘엔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비행기가 지나다녔다. 번쩍 하는 발광체가 보이면 행여 놓칠세라 “아!”하는 탄성과 손짓을 하다가도 2초 만에 “비행기네요”하는 그의 눈빛에선 UFO 감별사의 기운마저 느껴졌다. 실제 그가 비행기라고 단언한 물체를 카메라 줌인을 통해 확인해보니 기체의 몸통과 날개 면에 태양이 반사된 것으로, 그는 완벽한 형태의 UFO를 ‘둥근 모양에 빛을 발산하는 발광체’라고 규정했다.


그가 마지막으로 UFO를 카메라에 담은 지는 어언 2년. 최근 1년 여간 UFO로 추측되는 물체의 추락으로 의심된 사건과 정황을 추적하다 이내 거기에만 골몰하게 되면서 UFO 포착에 소홀해졌고, 줄곧 그 사건과 UFO의 연관성을 주장하다 주위의 많은 동료와 지인을 잃었다는 그는 새해 새 마음으로 다시금 UFO 포착 일선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종교에 대한 독실한 믿음을 가진 허 씨는 그럼에도 “UFO는 있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구약 성경 속 UFO와 관련된 구절의 묘사를 읊으며 기원전에도 그 존재가 입증됐노라고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선 ‘미치지 않고서는 이루지 못한다’는 한자성어가 떠올랐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 또한 “사람이 벽(癖)이 없으면 쓸모없는 사람일 뿐이다”며 뭔가 한 분야에 미친 사람에 대한 찬사를 남긴 바 있다.


카메라와 함께 주요 UFO 출몰 지역을 누비는 그는 "늘 확률은 50%"라면서도 매일 꼬박 3~4시간 UFO 기다리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사진 = 최종화PD


본래 세상은 편벽한 한 가지에 몰두한, 그 재주 있는 자를 외면하기 마련이다. 대중의 무관심과 오해, 때때로 사무치는 주변의 멸시와 편견은 그를 더 신산하고 고독하게 만들지만, 그는 매일 새벽 인력시장에 나가 일용직 일거리를 구하고, 여기서 번 돈을 밑천 삼아 UFO를 쫓기 위해 길 위로 나서기를 결코 수고로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순간순간을 기꺼워하는 그는 “UFO 포착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 우선이다. 집착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떨어져 UFO를 기다릴 때면 이상하게 마음을 비우게 된다”며 “세상 편견과 관계없이 UFO 포착에 대한 노력을 더 기울여 외국 UFO헌터와 어깨를 나란히는 못 하겠지만, 그 수준을 쫓아갈 정도의 성과를 내보려고 한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1인 미디어 시대를 맞아 Youtube 계정(korea ufo hunter)도 홍보가 많이 되어야한다며 멋쩍은 웃음을 짓는 그는 오늘도 길 위에서 카메라와 함께 먼 하늘 위 UFO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최종화 PD fina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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