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휙’ 버렸다가…겨울철 담배꽁초 화재 잇따라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에 화재 잇따라
불씨 옮겨 붙어 큰 불 되기도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이정윤 수습기자] 지난 16일 오후 12시 34분께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 도로에 세워진 승용차에 불이 났다. 원인은 담배꽁초였다.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가 쓰레기 더미에 떨어져 승용차까지 옮겨 붙은 것이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 불로 승용차 운전석과 뒷좌석 문이 검게 탔다.

17일에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건물 옥상에서 신발장 등 폐 가구 더미에 불이 났다가 20여 분만에 꺼졌다. 이 화재 역시 담배꽁초 불씨가 원인인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가 화재로 번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겨울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화재 위험성도 덩달아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담배꽁초 불씨가 큰불로 번진 사례도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과천터널 부근에서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달리던 1t 화물트럭이 전소했다. 같은 달 인천 한 종합병원에서도 배수로에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

담배꽁초로 인해 불이 난 화물 트럭.(사진=경기도재난안전본부 제공)

12월에는 부산에서 담배꽁초 때문에 아파트 복도에 불이 나 입주민 10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모두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면 자칫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전체 화재 건수는 매년 줄어드는 반면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는 증가세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담배꽁초가 원인으로 지목된 화재는 2010년 5287건에서 이듬해 6592건으로 25%가량 증가했다. 2014년에는 6952건으로 소폭 증가했다가 2017년에는 7000건으로 2009년 이후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8년 만에 1700건 이상 늘어난 셈이다. 2018년에는 5980건으로 대폭 줄었으나 여전히 5000건을 상회한다.

이로 인한 인명피해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2017년 담배꽁초 화재로 인한 사상자는 145명으로 전년에 비해 17.9% 증가했다. 2018년에도 143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겨울철은 건조한 날씨 탓에 꽁초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다른 계절보다 높다"며 "화재 예방을 위해 상습 투기지역에 경각심을 높이는 안내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화재 예방을 위한 소방당국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