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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 주춤하자 밀려오는 미세먼지…'삼한사온' 가고 '삼한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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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춥거나 숨막힌 날’ 이어질 듯
찬 대륙성 고기압 약해지면 대기 정체, 미세먼지 치솟아
미세먼지 주말까지 기승

추위 주춤하자 밀려오는 미세먼지…'삼한사온' 가고 '삼한사미' 미세먼지로 뒤덮인 뚝섬한강공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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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추위가 잠시 주춤하자 공포의 불청객이 찾아왔다.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제는 삼한사온(三寒四溫) 대신 ‘삼한사미(三寒四微·3일은 추위, 4일간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라는 신조어가 더 익숙해질 정도다. 17일 경기와 인천 지역에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미세먼지 농도가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한때 ㎥당 73㎍(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까지 치솟았다. 일부 지역은 한때 ‘매우 나쁨(76㎍/㎥ 이상)’ 수준을 기록했고, 경기 중부·북부·동부권과 인천 강화, 영종, 강원 원주권역에는 이날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미세먼지는 오늘(18일)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8일 중부지역은 국외 미세먼지 영향으로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권, 대구, 경북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강한 기습 한파 뒤 찾아오는 짙은 미세먼지. 강추위 뒤 미세먼지 농도가 오르는 이른바 ‘삼한사미’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삼한사미는 겨울철 한반도의 기후 특성인 ‘삼한사온’에 빗댄 말로, 겨울에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는 뜻이다.


겨울철 한반도는 시베리아 지역의 대륙 고기압 세력이 강해지면서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친다. 차갑고 강한 북서풍이 불면서 기온이 낮아지고 한반도는 영향권에 놓이게 되는데, 이때 시베리아에서 불어온 차갑고 강한 바람이 한파를 가져오는 동시에 우리나라를 뒤덮고 있던 미세먼지를 몰아내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찬바람의 세력이 약해지면 대기는 정체, 여기에 서풍이 불어오면 국내 미세먼지는 물론 중국발 미세먼지까지 한반도에 쌓여 오염도가 치솟는다.


삼한사미 현상은 한반도의 영향권에 놓였던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져 기온이 오르고 바람도 약해진다. 때문에 국내에 대기가 정체되고, 미세먼지 오염도가 높아진다.


추위 주춤하자 밀려오는 미세먼지…'삼한사온' 가고 '삼한사미' 16일 오후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은 보인 서울 시내가 뿌옇다. 사진=연합뉴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시간 평균농도가 75㎍/㎥ 이상 2시간 지속할 때 발령된다. 문제는 올해 고기압이 약해지면서 한반도의 대기 정체 시간도 길어져 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환 발병위험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는 것이다.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어린이와 노인, 폐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앓는 민감군은 실외활동을 제한하고, 일반인은 외출할 때 황사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피부, 눈, 호흡기 등은 물론 심뇌혈관 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입자 크기가 2.5 ㎛ 이하인 초미세먼지는 폐에서 걸러지지 않고 혈액으로 스며들어 심장과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 염증세포 및 혈액의 점도 증가, 혈관의 수축 등을 유발해 맥박수가 빨라지고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폐 역시 미세먼지에 노출 시 폐포 손상과 염증 반응이 일어나며, 기침과 천식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임산부 역시 조심해야 한다. 미세먼지는 임산부 자궁의 혈액 순환을 방해해 태아에 영향 공급이 원활히 이뤄지는 것을 막아 태아의 허벅지, 머리 등의 성장, 뇌 발달이 저하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미세먼지는 호흡기 질환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결막에 닿으면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눈물이 말라 안구건조증과 각막염 등도 쉽게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안구건조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매월 평균 7%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난방기기 사용이 많은 겨울철에 환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발생빈도가 잦아진 미세먼지는 눈물막을 약화시켜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기상태는 주말까지도 탁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공식 예보는 19일까지 이지만 현재로서는 주말까지도 대기상태가 나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서풍이 유지되면서 국외 유입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은 약해 국내외 미세먼지가 축적되는 것”라고 설명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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