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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분석의 세계]①로또, 노력하면 당첨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최종수정 2018.12.11 09:43기사입력 2018.12.10 19:19

전국 최다 로또 1등 배출지는 각각 서울 노원·부산 범일에 위치, 매주 토요일엔 ‘인산인해’
꿈을 로또 번호로 해몽할 수 있다? 매주 당첨 번호에 패턴 존재? 전문가 “터무니없는 추측”

로또 1등의 꿈, 분석과 노력으로 가까워질 수 있을까? 전국 1등 로또 명당 투어 부터 분석 전문가, 꿈 해몽, 통계 전문가와의 인터뷰까지. 취재진이 직접 로또 1등에 도전해봤다. 사진 = 최종화 PD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최종화 PD] 지난 2일 로또 복권 수탁사업자가 ‘나눔로또’에서 ‘동행복권’으로 변경되며 로또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종전까지 SBS에서 방송된 추첨 방송이 MBC로, 추첨 시간 역시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으로 변경됐으며 836회차부터 온라인 구매가 가능해진 것.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마음으로 많은 소비자들이 로또 구매에 몰려들었고, 덩달아 로또 번호 예측을 둘러싼 다양한 업체와 카페, 그리고 전국에 소문난 로또 명당들이 들썩였다. 과연 로또 번호는 예측과 연구, 노력으로 당첨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


로또 1등 당첨자를 39회 배출한 서울 노원구 '스파' 전경. 촬영 직후 로또 1등이 또 배출되며 39회를 달성했다. 사진 = 최종화 PD

1등 당첨 최다 배출, 명당 찾아 삼만 리


전국에서 로또 1등을 가장 많이 배출한 판매점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위치한 ‘스파’와 부산 동구 범일동의 ‘부일 카 서비스’로 각각 1등 39회(작성일 기준) 당첨을 기록하고 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하지 않았던가. 로또 문외한인 기자는 초심자의 마음으로 명당의 기운을 받고자 상계동 ‘스파’로 그 즉시 향했다.


월요일 오전 중에 찾은 ‘스파’는 다소 한산했지만, 인상 깊었던 것은 기계가 쉬지 않고 자동 5회분(5천 원)을 뽑아내고 있는 광경이었다. 직원에게 물으니 “미리 뽑아놔야 대기 없이 자동으로 구매하는 소비자 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국에서도 소문난 명당이다 보니 금요일은 물론 토요일 마감 직전까지는 로또 구매하려는 줄이 판매점이 있는 건물을 한 바퀴 돌 정도라고. 1등 못지않게 2등과 3등 당첨자도 무수히 많이 나왔는데, 단골 중 3등 당첨 사실을 알린 이는 있었으나 1등 당첨을 알린 이는 없었다고 한다. 이곳까지 기자를 태워준 택시기사는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의 기운이 이곳에 모여 명당이 된 것이라 대뜸 풍수 분석을 늘어놓기도 했다. 시골서 원정(?)온 한 구매자가 구매 전 가게 바닥에 입을 맞추며 기운을 불러온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한 직원은 “정작 저희 사장님은 절대 로또를 안 하신다”고 전했다. 하긴, 이렇게 손님이 많은데 이 가게 자체가 사장에겐 로또일 터. 묘한 기운에 사로잡혀 함께 방문한 PD와 함께 5회분 1장을 얼떨결에 구매 후 가게를 나섰다.


목요일 오후에 찾은 ‘부일 카 서비스(이하 부일카)’는 이미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가게 앞엔 비상등만 켜둔 채 로또 구입 차 자리를 비운 차량이 즐비했고, 가게 안은 번호 분석표를 살피며 신중히 사인펜으로 마킹하는 구매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특히 부일카는 2013년 로또 546회에서 1등만 10명을 한 번에 배출해 천하명당이란 세간의 관심과 함께 조작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해프닝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곳에서도 역시 자동 5회분 1장과 자동에 포함되지 않는 번호로만 임의 조합한 수동 5회분 1장을 구매했다.


유튜브에서 로또 분석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트리거 김유준 씨는 로또는 조작이라고 주장해 분석 배경을 묻는 취재진을 당황시켰다. 사진 = 최종화 PD


꿈 해몽과 번호 분석 업체, 전문가의 등장


로또 당첨 발표 때마다 액수와 당첨자 수만큼이나 관심을 모으는 것이 바로 자동·수동 여부다. 매 회마다 자동, 수동 당첨 우위가 엇갈리고 있는데 이처럼 수동 당첨자가 늘어나자 이른바 번호를 분석하고, 꿈 해몽을 로또 번호로 풀이하는 전문가가 등장했는가 하면 매주 로또 당첨 ‘고정수’ 또는 당첨 번호를 예측하는 업체와 분석가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전날 밤 꿈을 어렵사리 더듬어 꿈 해몽 카페에 문의 글을 올리자 하루도 안 돼서 해석이 게재됐다. 꿈에 등장한 상황, 인물, 대상 등을 1~3개의 번호로 환산한 해석은 꽤나 그럴듯했다. 해당 번호를 조합기에 넣고 돌려 역시 5회분 1장을 구매했다.


여기에 업계 1위로 꼽히는 로또번호 분석 사이트에 1개월 유료회원으로 가입해봤다. 역대 93명의 1등을 배출했다는 업체는 가입과 동시에 10개의 번호를 전송해주는데, 번호 추첨 후엔 해당 번호의 당첨 여부까지 문자로 제공됐으나 해당 번호의 조합 방법이나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매 회마다 일정한 패턴 또는 선호되는 수의 배열이 있다는 등의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 그렇다면 그간 당첨된 번호를 분석한 사람들이 다음 회차 번호를 예측 또는 추측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로또분석 크리에이터 트리거(김유준)를 만나 들은 이야기는 다소 충격(?) 적이었다. ‘로또는 조작이다’는 전제를 놓고 분석을 하고 있다는 김 씨는 로또 추첨이 진행되는 월일과 같은 노출이 잦고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는 번호는 당첨 확률이 낮으며, 자동은 주최 측에서 임의로 찍어준 번호이므로 가급적 분석을 통해 당첨 빈도가 높았던 구간, 패턴 등을 바탕으로 숫자를 선택할 것을 조언했다. 아울러 시국이 어수선할 때는 소수가 당첨되며, 시국이 안정된 시점엔 다수가 당첨된다는 의견을 덧붙였으나 이를 통계적으로 규명하긴 어려웠다. 그 밖의 전문가들은 언론 노출을 한사코 거절했다. 번호 분석 방법을 알려줄 수 없을뿐더러, 외부에 노출되면 부정적 이미지만 더해진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김현중 교수는 어떤 상황에도 로또의 당첨 확률인 814만 분의 1은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사진 = 최종화 PD


어떤 상황에도 확률은 언제나 ‘814만 분의 1’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직 로또만을 생각하면서 서울에서 부산, 꿈 해몽부터 유료 골드 번호 구입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친 뒤 구입한 모든 번호를 맞춰봤으나 운 좋으면 될 수도 있다는 5등 근처조차 가지 못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실패였으나 막상 몇 만 원이 휴지조각이 된 걸 보노라니 거액을 쏟아붓는다는 사람들의 낙첨 심정은 오죽할까 짐작이 됐다.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김현중 교수는 “로또 번호의 당첨 확률은 어떤 상황에서도 814만 분의 1이며, 당첨 가능성이 높은 번호나 낮은 번호 등의 분석은 45개 번호가 반드시 동일 횟수만 나와야 한다는 전제조건 하에서만 성립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로또는 비조건부 독립 확률로 매회 45개 각 번호가 13.33%로 일정한 당첨 확률을 갖는다. 즉 고정수나 제외수는 애초에 성립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당첨 확률을 높이는 통계적 비법을 묻는 기자에게 “많이 사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공교롭게도 기자가 로또를 구입한 명당에서 잇따라 835회 1등(노원 스파) 836회 1등(부일카)이 탄생했다는 소식을 기사로 접하고 나서야 행운은 가깝지만 가장 먼 곳에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적어도 로또는 노력만으론 당첨될 수 없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와 함께.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최종화 PD fina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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