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건드린 父情…화웨이는 정말 不正을 저질렀나
최종수정 2018.12.07 10:44기사입력 2018.12.07 09:39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미국은 왜 하필 미중 무역 ‘휴전’이 시작된 예민한 시기에 화웨이의 이란 제재 위반 이슈를 터뜨렸을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가 무역전쟁 협상력을 높이려는 미국의 계산된 전략이라는 분석과 함께 화웨이가 ZTE(중싱)의 전철을 밟게되면 중국의 ‘기술굴기’가 강력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멍완저우 체포는 협상력 높이려는 미국의 계산=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90일간의 무역 ‘휴전’에 합의하고 박수를 친 지난 1일(현지시간). 캐나다 경찰은 미국의 요청을 받고 세계최대 통신장비회사인 중국 화웨이의 멍 CFO를 이란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멍 CFO가 화웨이 창업주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로 향후 화웨이를 이끌 유력한 후계자로 점쳐졌다는 점에서 그의 체포는 미국이 화웨이, 중국 정부 모두에게 강력한 ‘한 방’을 날린 셈이 됐다.

멍 CFO가 화웨이의 재정을 총관리한다는 점은 그의 체포를 정당화할 수 있는 빌미가 됐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화웨이의 이란 제재 위반을 조사 중이며 이와 관련해 최근 화웨이가 불법 거래를 하기 위해 HSBC홀딩스를 이용한 의심스러운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미국이 현재 진행중인 무역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멍 CFO와 화웨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의 류웨이동 미중 관계 전문가는 “무역전쟁 협상력을 높이려는 미국의 계산된 전략”이라며 “앞으로 휴전 90일 기간 동안 화웨이와 비슷한 케이스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 국유기업이나 개인들을 향한 미국의 제재 조치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왕헝 뉴사우스웨일스대 국제관계학 교수도 “미국은 멍 CFO의 체포를 90일의 협상 기간 동안 중국 압박 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안보전문 씽크탱크인 스팀슨 센터의 쑨윈 중국 전문가는 “멍 CFO의 체포 시기 및 세부사항 등은 이번 사건에 정치적 배경이 깔려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중국이 과거의 전례를 깨고 시 주석의 특사를 파견하는 대신 추톈카이 주미 중국대사를 보낸 것은 중국이 미국의 압박을 인지하고 있으며 미중 협상 분위기가 상당히 긴장 관게에 있음을 드러내는 방증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화웨이, ZTE 전철 밟나…중국의 글로벌 5G 야심 흔들=미국은 이미 중국 2위 통신장비회사 ZTE(중싱)을 비슷한 이유로 압박하면서 무역전쟁 분위기를 리드한 경험이 있다. 이번 화웨이 사태가 지난 4월 미중 갈등의 핵심으로 떠올랐던 ZTE 사태와 닮은꼴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멍 CFO의 체포가 미국과 동맹국들이 화웨이 기술 확산 시도를 막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점에도 주목하며 이번 사건이 글로벌 5G 기술 주도권을 쥐겠다는 중국의 야심과 기술굴기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제조2025’를 추진하며 5G,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해 왔으며 특히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기업이 글로벌 5G 기술 주도권을 쥐는 것을 우려해왔다.

국제 법률회사 핀센트 메이슨즈의 폴 하스웰 기술 전문 파트너는 “글로벌 5G 네트워크 전개를 선두하겠다는 화웨이의 노력이 꺾이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중요 부품 공급을 차단하거나 세계 각국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화웨이의 이란제재 위반 혐의를 확정할 경우 화웨이가 미국 기업과의 거래정지 제재를 받은 ZTE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얘기다. ZTE와 같이 화웨이 역시 상당히 중요하고 많은 부품 공급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상하이 캐피탈증권의 후지밍 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미국 외 다른 곳에서 부품을 공급받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겠지만, 이번 사태로 부품 공급망 및 사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는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하와이대학의 에릭 하위트 아시아연구소 교수는 “이번 체포는 단순한 대이란 제재법 위반이 아니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화웨이에 대한 견제로 이해해야 한다”며 “미국은 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기업의 아성을 넘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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