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취소 '협력이익공유제 협약식'…재계 반발에 머쓱한 무산
최종수정 2018.12.06 11:14기사입력 2018.12.06 11:14
성과공유제 잘되고 있는데…"뭘 또 나누라고"
"자발적 참여? 사실상 강제" 기업들 반발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오는 12일 예정된 '협력이익공유제 협약식'이 돌연 취소됐다. 정부는 당초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지만 재계가 '사실상 강제'라고 반발하자,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는 당초 행사 계획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중기부의 섣부른 의욕이 부른 촌극이라고 재계는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구로구 대ㆍ중소기업ㆍ농어업협력재단 8층에서 개최하려고 했던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추진 협약식'을 취소했다.

중기부는 지난 주 SKㆍLGㆍ포스코ㆍGSㆍKT 등 주요 대기업에 협약식 참석 공문을 보낸 바 있다. 중기부는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을 희망하는 대기업이 도입 추진을 약속하는 자리라고 협약식을 소개했다. 또 중기부는 중기부 장관과 기업들의 최고경영자가 서명하는 '협력이익공유제 도입 협약서'도 별도로 준비했다. 이 협약서에는 '협약의 내용 및 범위', '비밀유지' 조건 등이 포함돼 있다.
공문을 받은 주요 기업들의 입장은 말그대로 '당혹' 그 자체였다. 공문을 받은 기업들은 마치 자신들이 협력이익공유제에 동참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것을 우려해 전전긍긍했다. 공문을 받은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공문을 받고 사내적으로 상당히 부정적인 의견이 오갔다"며 "특히 우리가 제도 참여를 원해 협약식에 참여하는 것으로 비춰질까 우려가 됐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중기부는 협력이익공유제에 대한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와 현대ㆍ기아자동차에는 공문을 보내지 않았다. 재계 1∼2위 기업을 제외시켜 우회적으로 압박하려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협약식 취소에 대해 손후근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과장은 "애초에 협력이익공유제 협약식과 같은 행사를 계획한 적도 없기 때문에 다음주 행사도 당연히 없다"며 행사 계획 자체를 부인했다.

재계에서는 협력이익공유제 대신 이미 협력사와 상생을 위해 자체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성과공유제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과공유제는 성과 대상을 초과이익으로 제한한 협력이익공유제와 달리 원가절감, 품질향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또 협력이익공유제는 공유방식을 금전으로 제한한 반면 성과공유제는 현금배분, 물량확대 등 다양해 활용성이 높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5일 성과공유제의 일환으로 우수 협력사 인센티브 제도를 처음으로 2차 협력사까지 확대했는데, 이는 협력이익공유제하에서는 불가능한 상생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상주 2차 협력업체 89개사를 대상으로 불량률, 안전사고발생건수, 생산성 등 다양한 지표를 기준으로 총 43억2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올해 897억원을 포함해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된 2010년 이후 삼성전자가 협력사에 지급한 누적 총액은 총 3124억원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단순히 재무적 이익을 초과달성할 경우에만 지급하는 협력이익공유제는 근시안적 정책"이라며 "대기업의 이익이 크게 감소하거나 적자가 날 경우 협력업체들이 함께 고통분담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실시하고 있는 성과공유제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기업, 중소기업들이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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