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탄핵 2년] 눈치·따로국밥·유람…오만에 빠진 與

국가 주요 쟁점 눈치보기…쓴소리 찾기 어려운 현실
친문 구호뒤에 가려진 분열의 씨앗…민심 오판해 긴장 사라져

최종수정 2018.12.06 14:51기사입력 2018.12.06 11:40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강나훔 기자, 원다라 기자, 부애리 기자] 지난 대선 때부터 민주당 안팎에는 사람이 넘쳐났다. ‘되는 집안’에 합류하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내비친 행보다. 정치적인 베팅은 성공이었다. 하지만 대선 1년 6개월이 흐른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 쪽에서 균열이 감지된다. 각종 입방아에 오르는 등 정부 출범 직후 초심은 흔들리는 모습이다. ‘긴장의 이완’, 대통령임기 중반으로 치달을수록 나타나는 현상이 현재의 여권에도 반복됐다. ‘오만의 독버섯’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은 여권의 위기신호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지적은 뼈아픈 대목이다. 민주당이 청와대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처럼 비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조응천 의원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쓴소리를 전했다가 곤혹스러운 처지가 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당 지도부를 비롯해 여러 의원이 조 수석을 엄호하면서 조 의원만 우스운 상황이 됐다.


참여정부 시절 분열의 트라우마가 경직된 당내 기류의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당시 당이 사분오열(四分五裂) 모습을 보이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레임덕을 자초했던 측면이 있기 때문에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해당행위처럼 인식된다는 얘기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초반 지지율에 편승해서 올랐던 당 지지율의 거품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 의원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하면 건전한 비판을 하려 해도 입을 닫게 된다. 친박계가 그래서 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권력 다툼을 둘러싼 분열 흐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외적으로는 여당 내 90%가량이 ‘친문(친문재인)’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단일 대오로 잘 뭉쳐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권력은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서도 나눌 수 없다는 옛말처럼 여권 내부에서 차기 권력을 둘러싼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친문 주류를 자처하는 올드친문, 부산경남파, 참여정부 라인에 이른바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유세단 ‘더벤저스’파까지 여러 갈래로 퍼져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것도 미래 권력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국민은 차기 권력의 윤곽도 그리지 않는 상황에서 여권 내 인사들이 섣불리 김칫국부터 마시는 모양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대통령 지지율이 급격히 내려갈 변수가 보이지 않아 평화로워 보인다”면서 “앞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40%대 초반 혹은 그 이하로 내려가면 그때부터는 친문 타이틀을 깨고 본격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이른바 ‘20년 집권당’의 꿈을 실현하려면 미래 비전을 검증받아야 한다.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면 한국사회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여당이 현실에 안주하거나 당내 권력 다툼에 몰두할 경우 민심은 급격히 돌아설 수 있다. 역대 정부가 교만한 모습을 보일 때 지지율이 급락한 것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얘기다.

최창열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시대정신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개혁과 부정 불의의 해소”라면서 “연내 또는 내년 초에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가 트인다면 개혁의 동력을 다시 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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