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석유생산량이 많은 나라는?...사우디 아닌 ‘미국’

중동내전·이란제재·OPEC 감산 등 악재에도 급락세
일일 석유생산량 1위는 이미 미국으로 넘어가... 사우디와 러시아 비슷
OPEC의 시장점유율은 10년간 80%에서 30%로 감소...美 셰일가스에 점점 밀려

최종수정 2018.11.22 09:36기사입력 2018.11.21 10:13
(그래픽=GS칼텍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제유가가 미국의 이란제재 재개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발표, 계속된 중동 내전과 베네수엘라와 같은 중남미 산유국들의 생산량 감소 등 갖가지 상승요건들 속에서도 또다시 급락했다. 지난달 80달러선을 회복할듯 보였던 국제유가는 이달로 넘어와 고점대비 3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기존 상식을 뒤엎는 이 상황의 배후에는, 올해 드디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석유생산량 국가로 떠오른 ‘미국’의 셰일가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에 의하면,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6.6%, 3.77달러 급락한 53.4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도 6.57% 하락한 62.4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까지 미국의 이란제재 재개와 OPEC의 감산 발표, 중동내전과 중남미 산유국들의 원유생산 감소 등의 악재 속에 80달러선을 바라보던 유가는 이달 들어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다. 최근 고점대비 WTI는 31%, 브렌트유는 29% 급락한 상태다.

급락의 주 요인으로 손꼽히는 것은 단연 미국의 석유공급 과잉이다.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는 29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관측돼 9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미국 전체 일일 원유생산량도 25% 가량 증가했다. 미국의 일일 산유량은 이미 지난 2월, 세계 최대 산유국 타이틀을 유지했던 사우디아라비아를 추격해 세계 1위로 떠올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가 지난달 발표한 10월 미국 전체 일일 산유량은 약 1170만배럴로 사우디(1070만배럴)를 따라잡았다. 사우디와 OPEC이 예상대로 감산에 들어갈 경우, 양쪽 격차는 최대 200만배럴 이상 차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라크, 시리아, 예멘, 카타르 등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전쟁과 내전으로 원유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중동 산유국들의 석유시장 점유율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80%대에서 현재 30%까지 급감했다.(사진=유니세프)

이에따라 1970년대 오일쇼크를 일으킬 정도로 국제유가를 요동치게 했던 ‘중동’은 더 이상 국제유가 변동에 별다른 변수가 되질 못하고 있다. OPEC 산유국들의 석유시장 점유율도 곤두박질쳤다.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80%를 육박하던 OPEC 원유의 시장점유율은 올해 30%대로 추락했다. 국제 원유생산량 5대 국가도 재편돼 2위를 그나마 가까스로 유지중인 사우디를 제외하면 1위 미국, 3위 러시아, 4위 중국, 5위 캐나다 등 비중동 국가들이 차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변국들이 차례차례 내전에 휩싸여 생산량이 급감, 시장지배력을 상실했고 미국의 셰일가스 기술 발전으로 셰일가스 생산비용과 중동석유 생산비용이 근접해지자 중동산 원유는 절대적 가치를 상실하고 말았다.

앞으로 국제 석유시장에서 중동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하면, 셰일가스 생산비용 하락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에틸렌을 활용한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고, 원유 수요는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천연가스의 1차 에너지 수요전망은 2010년 21.5%에서 2040년 27%로 늘어날 전망이나, 석유의 경우에는 같은기간 31.9%에서 24.3%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원유 수요 감소분을 천연가스 수요가 대부분 가져간다는 계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까지 유럽 시장 점유율을 놓고 OPEC 국가들과 생산 경쟁을 펼치면서 국제유가는 중동국가들의 계속되는 감산에도 앞으로는 큰 폭의 변화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훈길 연구원은 “손익분기점(BEP)이 40달러 초반대로 추정되는 미국은 특별한 변동이 없는 한 내년 1년 내내 증산을 이어갈 것”이라며 “상단과 하단을 증산과 감산이 막고 있기 때문에 내년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내년 WTI 가격은 상반기 55~65달러, 하반기 50~60달러 선에서 움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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