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장실]②공중화장실 악취 주범, 대한민국에만 있다?

국내 화장실 전문가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장훈 교수 인터뷰
"공중화장실 악취의 주된 원인은 분변 묻은 휴지 쌓인 휴지통"
"몰카 문제는 근린생활시설 등에 마련된 남녀공용화장실 문제서 기인"

최종수정 2018.11.21 16:27기사입력 2018.11.20 19:31
국내 화장실 전문가인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장훈 교수. 사진 = 최종화 PD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1월 19일은 유엔이 제정한 세계 화장실의 날이다. 전 세계 24억 명이 아직도 비위생적인 화장실을, 그중 10억 명은 화장실마저 없어 노상 배변을 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역시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공중화장실 보급 및 시설 확충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이래 1999년부터는 정부와 시민단체가 함께 화장실 문화 향상을 위한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공모해 화장실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하수도 및 악취 저감 전문가인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이장훈 교수를 만나 국내 화장실 문화와 위생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최근 ‘화장실’ 하면 바로 언급되는 게 몰카 문제다. 이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라 보는지?
▲ 최근 화장실 몰카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방지를 위한 몰카 탐지기, 검측기가 경찰과 관공서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이미 하루에 몇 차례 테스트를 하고 있다. 공공화장실에는 몰카가 거의 없다. 오히려 개인 소유 건물의 후미진 곳들. 또는 공중 같은 학교 화장실이나 큰 식당 화장실 이런 곳들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현안은 남녀공용화장실이다. 근린생활시설 또는 작은 상가 밀집지와 같은 곳의, 화장실 남녀 칸을 나눌 수 없는 곳이 문제가 된다. 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화장실부터 홀수 층은 여자만, 짝수 층은 남자만. 이런 식으로 교육을 사전에 시키면 인식개선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 갖춰진 화장실과 열악한 화장실이 이용자에게 각각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를 거다. 그런데 중요한 건 열악한 화장실은 공중화장실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공중화장실에 대한 법률을 갖고 있다. 전 세계에 공중화장실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설치해야 되며, 유지 관리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만큼 대민을 위한 공공 화장실의 수준은 굉장히 높아져 있다고 보면 된다. 반면 개인(소유 건물의) 화장실은 차이가 좀 심하다. 이것은 세대 차이에서 기인한 부분이 큰데, 지난 100년간 한반도에 급격한 발전이 이뤄지면서 6·25 전쟁 이후 1970년대 초반까지는 우리 사회에서 화장실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했다. 40년 전만 해도 화장실을 집 안에 둔다는 생각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못하지 않았나. 아파트라는 개념이 70년대부터 들어오면서 그 이후 세대는 먹는 것 못지않게 배변도 주거환경 속 일부가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세대 차이가 반영된 데서 생겨난 문제라고 본다.

아직도 외부 공용화장실 이용 시 휴지를 휴지통에 버려달라는 안내문구를 자주 마주할 수 있다. 사진 = 김희윤 기자

- 생활악취연구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발생하는 악취의 원인과 해결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한다면?

▲ 본인 집에서 혼자 작은 화장실을 이용할 때와 공중화장실에서 이용할 때가 같아야 하는데, 유독 공중화장실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제로 악취측정을 해보면 가장 냄새가 많이 발생하는 건 실제 배변, 배뇨 활동을 하는 순간. 내 몸에서 분뇨 오수가 나갈 때이다. 그다음 이를 뒤처리한 휴지를 휴지통에 버리는데, 이게 쌓여서 분변이 묻은 휴지로부터 굉장히 냄새가 많이 나게 된다. 그간 공중화장실 악취의 원인은 분뇨 잔여물이 쌓인 휴지통이라고 보면 된다.

-쓰레기통 없는 화장실 대중화에 공로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화장실에서 쓰레기통이 없어진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 전 세계 230여 개 국가 중 공중화장실에 휴지통을 놓고 쓰는 나라가 얼마나 되는지 먼저 살펴보자. 거의 없다. 중국 일부, 브라질, 멕시코 일부, 인도…몇 나라 안 된다. 나머지는 휴지는 사용 즉시 변기에 버린다. 서양 문화는 분과 뇨를 그냥 버리는 문화였고, 우리는 모으는 문화였다. 퇴비를 만들기 위해 분뇨를 모으는 과정에서 휴지나 닦는 물질은 협잡물이 된다. 그래서 따로 휴지통을 놓고 모으게 된 거다.

우리나라 변기 밑 배관 크기가 10cm다. 미국도 10cm, 일본은 6.5~7.5cm다. 그런데 미국이나 일본은 변기가 잘 안 막힌다. 심지어 우리는 수직형으로 배관이 내려가고 일본은 수평형으로 내려가게 배관 형태가 돼 있다. 그런데 변기는 우리나라가 훨씬 더 잘 막힌다. 이론상 일본이 더 잘 막혀야 하지 않는가? 더러운 것이나 내 것이 아닌 것을 옳게 쓰는 문화, 공중도덕·에티켓이 우리가 조금 부족한 탓이다. 우리는 ‘공중’이라고 하면 내 것이 아니라는 개념이 더 앞서있는데, 외국은 그 반대 인식이 철저하다.

그리고 병원 화장실이 아직 공중화장실로 지정이 안 됐다. 그래서 많은 병원 화장실에 아직도 휴지통이 놓여있는데, 병원이란 공간이 환자들이 많은 공간 아닌가. 어떤 환자가 배변 활동을 하고, 그 분변이 뭍은 휴지가 휴지통에 모여 있으면 악취뿐만 아니라 병원균성 세균이 퍼지기 십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 화장실도 공중화장실 지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름다운 화장실’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공모에서 가장 중점을 둔 심사기준은 무엇이었나?

▲ 금년 공모에는 77개 화장실이 응모했는데 1차 사진 심사를 통해 45개를 선정해 현장 방문 심사를 진행했다. 거의 점수 차가 1점 이내일 정도로 공중화장실 수준이 그만큼 향상됐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이용함에 있어 불편함이 없는지’였다. 많은 사람이 이용할 때 그분들 마음 하나하나가 급한데, 그 급한 사람이 불만이 없어야 좋은 화장실이다. 이를 충족하기에 부족하지 않게끔 노력하는 화장실. 다 맞출 수는 없지만, 접근 방법이나 제공의 편리성, 그리고 몰카나 노출 문제를 염두에 둔 안정성에 특히 집중해서 평가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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