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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신 악역 맡은 펜스…APEC서 미중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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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신 악역 맡은 펜스…APEC서 미중 충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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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불참은 미국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입을 통해 중국의 무역 불공정 행위를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주요20개국(G20) 기간 시진핑 중국 주석과 직접 협상의 출구는 남겨놓는 전략이 발휘됐다.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 대통령 대신 APEC 회의에 참석한 펜스 부통령이 철저하게 악역을 했다"고 표현하며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 ▲지식재산권 절취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무분별한 일대일로 차관 지급 등을 놓고 가시 돋친 말을 퍼부은 펜스 부통령이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중국 압박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APEC 회의에 참석한 시 주석은 국제사회를 향해 '미국 우선주의'로 대표되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일침을 가했다. 일부 외신은 중국이 공동성명 작성에 압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소문을 전하기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대표단 일부가 공동성명 초안 작성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파푸아뉴기니 외교부 장관 집무실에 밀고 들어가려고 했으며, 이로 인해 한때 외교부 장관 집무실 밖에 경찰이 배치됐다. 파푸아뉴기니 외교부 장관은 "중국과 단독으로 협상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중국도 이를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협상 우위를 차지하려는 양국의 전략 싸움은 사상 초유의 APEC 정상회의 공동성명 채택 실패로 이어졌다. AP, FT 등 서방 언론들은 경제, 안보 이슈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설전과 대립이 APEC 회의 최초로 공동성명 없이 의장성명이 나오는 결과를 낳은데 대해 "미중 간 대립이 APEC 회의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APEC 회의에 참석했다면 시 주석과의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달 말 무역문제를 중점적으로 논할 양국 정상회담에 찬물을 끼얹는 셈인데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대신 '악역'을 자청하면서 G20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극적 화해를 할 기회를 남겨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번 APEC 기간 시 주석이 펜스 대통령과 따로 회동해 무역문제를 논의하는 일정을 잡지 않은 것도 "대중 강경파인 펜스 부통령과의 회담 보다는 거래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담판을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신 펜스를 택한 미국 처럼 중국 역시 이달 있을 미중 정상 간 직접 담판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미국 우선주의가 다자주의를 저해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APEC 공동성명 도출 실패에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아직 G20 회의 기간 있을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이 남아 있다. 미국은 진지한 준비를 하기를 바라며 중국에 대한 압력 행사로 희망이 꺾이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주석은 APEC 회의를 마친 뒤 브루나이공화국과 필리핀 등을 순방해 미국과 군사 패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남중국해 문제 해결을 모색할 방침이다.


중국은 양국 정상이 만나기 전 사전 협상을 위해 미국산 천연가스와 농산물 구입 확대, 지적재산권 보호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무역협상안을 미국에 제시한 상태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류허 부총리가 의제 사전조율을 위해 아르헨티나로 향할 예정이며 이곳에서 미국 고위 무역협상단과 만나 양자회담 사전준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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