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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북한의 EMP탄 대비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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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북한의 EMP탄 대비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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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핵 전자기펄스(EMP)탄은 핵폭발 때 강력한 에너지를 지닌 전자가 발생하고 영향권 내 모든 전자기기를 파괴하는 무기를 말한다. EMP가 전자회로로 들어가면 전류가 되는데 엄청난 에너지로 인해 회로가 버티지 못하고 마비된다. 220V 가전제품에 100만V의 전류를 흘려보내 녹여버리는 셈이다.

EMP는 1925년 '빛의 입자'를 처음으로 발견한 미국 물리학자 아서 콤프턴의 이름에서 따온 콤프턴 효과(Compton Effect)를 활용한 것이다. 콤프턴 효과는 1962년 태평양에서 시행된 미국의 수소탄 실험 때 처음으로 발견됐다. 당시 미국은 하와이 서남쪽 존스턴 섬에서 핵실험을 감행했다. 당시 800km 밖에 있던 관측장비가 파손됐고, 존스턴 섬에서 약 1500km 떨어진 하와이에서는 통신망도 두절됐다. 존스턴 섬 상공을 멤돌던 미국의 인공위성조차 작동을 멈췄다. 실제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전쟁에서 EMP탄을 전장에 사용한 적이 있다. 적의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며 전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용도로 EMP탄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스스로 EMP탄의 위력을 알고 있는만큼 북한의 EMP 기술을 우려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스타워즈 구상'을 지휘했던 헨리 쿠퍼 전 미국 전략방위구상(SDI) 국장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EMP는 상대적으로 정확성의 부담이 적고,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걱정할 필요가 없어 북한 김정은 정권은 첫 번째 공격 수단으로 핵미사일보다 핵EMP탄을 선택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 "미국은 군사적 개입과 별도로 공격적인 기술을 사용할 능력을 갖고 있으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수년 뒤로 후퇴시킬 수 있는 '비운동성 무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김성원 김책공업종합대 학부장은 북한이 6차핵실험을 단행한 다음날 노동신문의 기고문을 통해 EMP탄의 위력을 설명했다. 김 학부장은 당시 기고문에서" (EMP가) 지면 가까이에 이르면서 10만V/m이상의 강한 전기마당(전기장)을 형성하기 때문에 전력계통들이 파괴되게 된다"고 EMP의 원리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북한이 EMP탄을 서울 상공에서 터뜨릴 경우 피해는 얼마나 될까.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방과학연구소에서 받은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서울 남산 상공 40㎞에서 160kt(킬로톤)의 핵 EMP탄이 터지면 서울을 중심으로 반경 252㎞ 한반도 중부지역의 전자기기 내부 회로가 불에 타 복구가 불가능하다. 전자장비 시설 사용 불능 지역은 서울에서부터 전북 군산까지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 군의 EMP탄에 대한 방어시설은 취약하다. 육군 작전사령부급, 해ㆍ공군 사령부급 등 주요 군 지휘 시설 절반에 EMP 방호시공이 전혀 돼 있지 않다. 우리 군은 앞으로 EMP 방호시설을 모두 55곳에 설치할 계획이지만 예산문제로 2020년 이후에나 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MP전문가들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EMP 방호시설 보다는 EMP탄을 방어할 수 있는 장비를 먼저 구축하는 것이 우선일 수 있다"며 "전반적인 점검을 통해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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