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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마지막 ‘총여’도 사라지나…백래시 vs 시대착오적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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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마지막 ‘총여’도 사라지나…백래시 vs 시대착오적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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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에 이어 동국대학교도 총여학생회(총여)가 폐지 기로에 섰다. 총여는 1984년 첫 등장한 이후 여학생만을 위한 조직이란 비난여론이 커지면서 30여 년 만에 총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14일 동국대학교는 총여 폐지 논란과 관련한 토론회를 벌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그 동안 총여의 역할과 활동을 둘러싼 다양한 비판이 제기됐다. 폐지 여부는 내달 총투표 관련 서명 500인을 넘어설 경우 총투표를 통해 결정될 예정이다.


총여 폐지를 주장하는 학생들은 특정 성(性)만을 대변하는 역차별 조직이란 점과 총여 존재의 이유를 문제 삼았다. 남학생들도 학생회비를 납부하지만 선거권이 주어지지 않아 활동 주체가 민주적 대표성을 갖지 못하고, 과거 여권(女權)이 약했던 시절 운영된 조직이기 때문에 시대착오적인 조직이라는 것이다.

반면 총여 폐지를 반대하는 학생들은 여성이 받는 억압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사회적 약자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총여에 개선해야 할 문제가 있는 것에는 공감하나 존폐 문제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1984년 서울대와 고려대에서 총여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 1990년대까지 그 수가 점점 늘었다. 총여는 주로 학내 성폭력 사건 발생 시 대책 마련에 앞장섰고, 학내 성평등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사회적 약자였던 여성을 대변하는 조직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서울대와 고려대가 다른 기관으로 대체하면서 건국대, 홍익대 등이 잇달아 총여 폐지를 결정했다. 최근에는 연세대와 성균관대까지 줄줄이 폐지·재개편이 이뤄지면서 사실상 주요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운영되던 동국대 총여마저 폐지 기로에 섰다.


총여가 대학가에서 사라져가는 현상은 최근 몇 년 사이 여학생들의 파워가 점차 커지면서 총여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면서부터다. 학내 여학생이 소수였던 과거에는 불평등 관련 대책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여학생의 권익이 신장됐다며, 이는 남학생에 대한 역차별이란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실제 총여 첫 등장 시기 대학 내 여학생 수는 매우 적었다. 1990년대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30%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72.7%로 남학생(65.3%)보다 7.4%p 높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사회에 번진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는 ‘백래시(Backlash, 반발 심리)’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총여를 반대하는 이들 다수가 남성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지난해 한양대 총여 회장 후보로 출마한 한 여학생의 페이스북에는 성희롱 댓글이 무더기로 달렸고, 일부 남학생들 사이에서는 총남학생회도 만들어달라는 요구까지 하기도 했다. 연세대도 총여 폐지 여부를 묻는 총투표에서 남학생 93%가 재개편에 찬성했다.


한편 대학가에서 총여는 자취를 감추고 있지만, 각종 사회적 약자를 단체들은 생겨나는 추세다. 서울대는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소수자 인권위원회를 꾸렸고, 서강대에서도 총학생회와 단과대학생회, 동아리연합회 등이 결합된 학생단체 '성소수자협의회'가 조직됐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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