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손목시계 수난史

손목시계, 왕족·귀족 위한 사치품으로 만들어져 대중화까지 ‘100년’
최 위원장 해명 후 “짝퉁 시계 찬 소박한 모습” vs “관세법 위반 소지 없나” 여론 팽팽히 맞서

최종수정 2018.11.14 18:33기사입력 2018.11.14 17:38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국회 예결위에 출석하면서 착용한 시계가 초고가 스위스 명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본인이 직접 "30달러 주고 구입한 짝퉁"이라고 해명해 논란이 다른 곳으로 번지고 있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손목시계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며 명품 손목시계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서류를 검토하던 최 위원장의 손목시계가 돌연 화제가 됐다. 시계 버클의 십자가 무늬가 스위스 명품 브랜드로 알려진 ‘바쉐론 콘스탄틴’만의 시그니처 디자인이었기 때문.

바쉐론 콘스탄틴은 1755년 창업 이래 현재까지 존속된 가장 오래된 시계 회사로 나폴레옹 1세, 교황 비오 11세, 그리고 순종이 이 회사 시계를 애용하며 널리 알려진 대표적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이다.

가격 또한 수천만 원에서 1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브랜드기에 예결위에서 최 위원장의 시계를 본 사람들이 “공직자 재산 신고 대상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고, 13일 논란이 기사화되자 본인이 직접 “2007년 캄보디아 출장 중 30달러 주고 구입한 짝퉁”이라며 해명에 나섰다.
기네스북은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를 1868년 파테크 필리프가 헝가리의 한 백작부인을 위해 제작한 장신구형 시계로 기록하고 있다. 실제 손목시계는 발명 당시부터 왕족과 귀족을 위한 사치품의 성격이 강했다. 1970년대 이후 건전지로 움직이는 쿼츠 무브먼트 발명 이후 가격대가 내려가자 100년 만에 비로소 일반 대중들도 손쉽게 시계를 구입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손목시계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잊을 만하면 로비 스캔들을 통해 대중에 심심찮게 등장해서였을까. 대한민국 국민정서는 유독 명품시계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그렇다면 외국은 어떨까.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2000만 원대 금장 롤렉스 시계를 찬 모습이 자주 포착돼 야당으로부터 ‘블링블링 대통령’이란 비난을 받았다. 실업률이 높아지고 경제위기에 대한 여론의 목소리가 커지자 그는 롤렉스를 벗고 소탈한 옷차림에 자전거를 타고나서는 등 이미지 쇄신을 통해 재선을 노렸으나, 파리 중심가 유세 전 롤렉스를 빼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며 끝내 재선에 실패했다.


▲ 러시아 반정부 단체 솔리다리티가 폭로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명품 시계 가격 영상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남다른 명품 시계 컬렉션으로 알려진 대표적 정치인으로 2012년 그가 찬 시계가 ‘아 랑게 운트 죄네’의 투르보그라프로 가격만 30만 파운드(당시 환율 약 5억 원대)로 확인되며 논란이 인 바 있다. 러시아 반정부 단체 ‘솔리다리티’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푸틴 대통령이 공개석상에 차고 등장한 시계의 값을 모두 합하면 2200만 루블(당시 환율 약 7억8500만 원)이라고 폭로했다. 이는 당시 푸틴 대통령 공식 연봉의 여섯 배가 넘는 금액이라 더욱 화제가 됐다.

고위공직자의 명품 시계 착용은 지난 19대 국회에도 있었다.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전 의원은 400만 원대 태그호이어 헤리티지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는가 하면 2014년 국정감사에 출석한 신용선 당시 도로교통공단 이사장과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전대천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모두 수백만 원이 훌쩍 넘는 롤렉스 시계를 찬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한편 시계 논란에 ‘짝퉁’이라 해명한 최 위원장은 올해 3월 공직자 재산 신고 당시 14억7459만 원을 신고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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