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입 역효과]시장 가격 뒤흔드는 정부 ‘보이는 손’
최종수정 2018.11.13 14:00기사입력 2018.11.13 12:05
이낙연 국무총리(왼쪽)과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 '기업실적 악화-투자위축-고용절벽-내수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물가를 잡고 내수경기를 살리겠다는 취지와 달리 전기요금과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통신비, 기름값 등 정부가 드러내놓고 손을 댄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13일 경제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에 이어 이른바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포용적성장'을 국정운영 전면에 내걸었지만 시작부터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가장 손쉬운 '시장가격 조정'이라는 카드를 사용하다는 게 불만의 핵심이다.
포용적 성장의 핵심은 기업의 이익중 일부를 국민에게 환원, '함께 잘 살자'는 것이다. 가격을 낮춰서 소비를 촉진토록 유도하는 것이지만, 경제 주체들의 영업이익만 떨어뜨리는 양상을 띄고 있다.

정부가 당장 눈 앞에 손 쉬운 해법에 몰입돼 가격만 뜯어 고치자 기업 실적은 곤두박질 치고, 이는 자본시장 위축과 시중 자금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수익이 줄어든 기업은 투자와 고용에 나설 여력이 사라지고, 다시 경기 침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한국전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매년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던 한전은 지난해 4분기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올해 3분기 실적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한전의 3분기 매출액이 16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0.4% 늘고, 영업이익은 1조3664억원으로 50.7% 줄 것으로 예상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과 함께 여름철 일시적 요금 할인이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신용카드 회사들도 한전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손실을 보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8개 신용카드사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1.9% 감소했다. 지난 10년 간 가맹점 수수료율을 11차례나 내린 금융당국은 조만간 수수료를 대폭 낮춘 수수료 재산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손해율이 급등한 자동차보험료 인상도 정부가 제동을 건 상태. 올해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은 90%를 육박해, 7000억원의 자동차보험 영업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5∼8% 보험료 인상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불구, 정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 가격에 인위적으로 손을 댈 경우 기업 등 경제주체의 이익이 감소, 결국 고용절벽에 부딪치게 된다"며 "시장가격은 시장에 맡겨둬야 경제가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기 위해 11일 서울 종로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집무실로 들어서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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