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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국회와 대한민국 답 없어”…음주운전 피해자 윤창호씨 끝내 숨져
최종수정 2018.11.09 18:17기사입력 2018.11.09 16:02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인 윤창호 씨가 10일 넘게 병원 중환자실에서 누워 있는 모습. 지난 10월5일 윤 씨 부모가 뇌사상태인 아들의 손을 잡으며 안타깝게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난 9월 만취 운전자가 몰던 차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던 윤창호(22) 씨가 9일 끝내 숨졌다.


부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7분께 음주 운전 피해자인 윤 씨가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지난 9월25일 사고 이후 45일 만이다


사고 당시 윤 씨는 부산 해운대구 미포 오거리에서 휭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서 있다가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BMW 차량에 치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윤 씨 사고 직후 친구들은 지난달 2일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 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당시 윤 씨 친구는 “가해 차량과의 충돌로 인해 서 있던 위치에서 총 15m를 날아 담벼락 아래 콘크리트 바닥으로 머리부터 추락했다. 또 다른 친구 또한 동일 장소에서 담벼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며 “제 친구들은 만취해 운전대를 잡은 인간 하나 때문에 한 명은 죽음의 문 앞에, 한 명은 끔찍한 고통 속에 있습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 씨는 생전 검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친구들은 청원에서” 친구는 정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선봉에 서 길을 인도하는 직업이라며, 이토록 쉬지 않고 ‘정의’만을 부르짖던 제 친구의 뜻을 이루기 위해 청원 글을 올립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며 “음주운전에 관한 솜방망이 처벌 실태는 훗날 잠정적 피해자를 계속해서 양산하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음에도, 국가는 안일한 대처를 보이고 있습니다”고 지적했다.


당시 청원은 4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처벌을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 만들기에 나섰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음주운전 피해자 윤창호 씨의 이름을 따 이른바 ‘윤창호법’(가칭)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 처리에 대해서 하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월에 열리는 상임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의원 100명과 윤창호 법을 공동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이 발의할 윤창호법은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이다.


기존의 음주운전 초범 기준을 현행법상의 ‘2회 위반 시 초범’을 ‘1회 위반 시 초범’으로 개정하고, 음주수치 기준을 현행 ‘최저 0.05% 이상~최고 0.2% 이상’에서 ‘최저 0.03% 이상~최고 0.13% 이상’으로 하고 음주수치별 처벌 내용도 강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국민적 공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 씨의 아버지 윤기현 씨가 ‘JTBC 뉴스룸’ 에 출연해 아들의 현재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아버지 윤 씨는 아들 상태에 대해 “나아지고는 있지만, 신체 내의 상태는 안 좋아지고 있다”며 가해자에 대해서는 “국민적 공분을 사자 자기방어 논리로 찾아온 거지 진정성 있는 사과의 모습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윤창호법을 공동 발의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음주운전을 하다가 현장에서 적발돼 물의를 일으켰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남구 영동대교 남단 교차로 인근에서 적발됐다.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089%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씨 아버지는 “휴학을 하고 윤창호법 제정에 힘쓰는 창호의 친구들이 가련하다”며 “국회와 대한민국은 답이 없어서 속세를 떠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았으며 치료가 끝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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