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템포 쉬는 트럼프-김정은 두 번째 만남

북·미 고위급회담 연기…실질 성과 위해 속도조절 관측

최종수정 2018.11.08 11:05기사입력 2018.11.08 10:58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8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돌연 연기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북한 길들이기' 차원이란 해석이 지배적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내년초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를 것이 없다", "급할 것이 없다"는 표현을 각각 7번씩 사용하면서 실질적인 회담 성과를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 다음날인 7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위원장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내년초 언젠가"(sometime early next year)라며 시점을 거론했다. 전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간 고위급 회담이 돌연 연기된 것과 연계된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한 마디로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는 또 고위급회담 연기와 관련해 "'잡혀지고 있는 여행들'(trips that are being made) 때문에 우리는 그것(고위급회담 일정)을 바꾸려고 한다"며 "우리는 다른 날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 일정은 다시 잡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북·미 고위급회담이 예정됐던 8일의 이튿날인 9일 워싱턴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참석하는 미·중 외교안보대화가 잡혀있다. 양 측간 무역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요한 만남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하기 위해 같은날 출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김 부위원장이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더라도 예전처럼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뒤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없었던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뒤 백악관에 방문하기를 원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일정으로 백악관을 비웠다는 소식을 듣고 회담 일정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제재 완화 담판을 져야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절실하다. 지난 5월 말~6월 초 1차 방미 때와 달리 만남이 어렵게 된 것도 회담 연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철(왼쪽)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특히 전문가들은 양 측 모두 "준비가 덜 됐다"고 봤다. 북·미 간에 '비핵화 이행'과 이에 따른 상응조치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빅딜이 나오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도 영향을 미쳤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접점을 찾지 못했으니 만나서 이야기해도 별 소용이 없을거라는 판단을 북한이 한 듯하다"며 "(이번 회담 연기가) 미국의 정책이 압박에 더 무게를 실리는 방향에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학학과 교수는 "북미간 주고받을 선물 보따리가 덜 무르익은 것이고 포장이 약간 덜 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판 자체가 심각하게 흔들리는 건 아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북·미 고위급 및 실무회담은 내년초로 예정된 정상회담을 향해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제재는 유지되고 있다'는 표현을 4차례 사용하는 등 북한의 비핵화 이행을 압박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서두를 게 없다. 우리는 급할 게 없다. 제재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가 대북제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를 8일 개최할 것을 요청했다고 주요 외신 등이 7일 보도했다. 이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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