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이거 왜 없냐?”…양진호가 찾은 ‘음란물 영상’ 뭐길래
최종수정 2018.11.08 14:38기사입력 2018.11.08 13:44
폭행과 강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으로 압송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음란물 유통 방치, 폭행, 강요, 마약 등의 혐의를 받는 양진호(47)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직원들에게 음란물 영상을 웹하드에 올리라고 하는 등 ‘음란물 유통'을 조직적으로 관리한 정황이 드러났다.

7일 진실탐사그룹 ‘셜록’, 탐사전문매체 ‘뉴스타파’, ‘프레시안’이 공동으로 취재한 보도 내용에 따르면 양 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웹하드 업체인 ‘파일노리’ 초대 대표 A씨는 ‘위디스크’가 필리핀에 사무실을 두고 직원들을 동원해 성범죄 동영상과 음란물을 비롯한 불법 동영상을 올리게 시켰다고 증언했다.

업로드 장소가 필리핀인 이유는 수사망을 피해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A씨는 설명했다. 또 ‘위디스크’는 수사당국의 추적을 막기 위해 조직적으로 차명폰(대포폰)을 써왔다고 A 씨는 주장했다.
이 같은 정황이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리벤지 포르노’ 등 피해자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는 영상을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관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A 씨는 외부 업로더(불법 영상물을 올리는 사람)들과 소통할 때 차명폰으로만 의견을 나눴다며 이는 증거 등 불법적인 정황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실명을 쓰지 않고 가명으로 서로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신분 노출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셜록’은 양 씨가 실소유한 의혹을 받고 있는 웹하드의 전직 대표가 직접 “회사가 불법 동영상 유통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이어 ‘위디스크’와 ‘파일노리’가 불법 동영상 유통을 방조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아예 유통 등 관련 증거 인멸까지 직접 관리했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A 씨는 지난 7월 ‘불법 영상을 업로드하라’는 지시를 받고 퇴사한 상태로 알려졌다. 직접 영상을 올리는 것은 ‘위험한 일이나 하는 잡부’로 취급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영상을 올리는 것이 위험한 것에 대해서는 ‘신분 노출’과 관계가 있다면서 불법 영상 다운로드 등 ‘성인’ 카테고리에 접근하려면 ‘실명인증’이 필수인데, 이는 곧 범죄 현장에서 지문을 남기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양 씨가 “야, 이거 왜 없냐? 요즘, 내가 찾는 거 이건 왜 안 보이냐?”라면서 소위 ‘콘텐츠 물관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 씨가 저작권이 없거나 제휴가 안 된 영상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는 해당 콘텐츠가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음란물 같은 영상은 저작권법에 걸릴 위험이 적어 선호 대상이라며 업로더(영상을 올리는 사람)가 이런 영상을 올리면 판매금의 10%가 그들 몫이이라고 말했다. 80% 가량은 웹하드 회사 수익이라 양 씨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셜록’의 박상규 기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는 헤비업로더들을 동원해 성범죄 영상을 올리라는 의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이른바 ‘끌어올리기’ 작업도 했다고 말했다. 끌어올리기란 우수회원에게 ‘끌어올리기’ 아이템을 팔아서 자기 영상을 전면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업무다. 하지만 ‘위디스크’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직원을 동원, 성범죄 영상물과 같은 영상물을 리스트 위로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셜록’에 따르면 A씨는 지난 금요일 인터뷰 이후 종적을 감췄다. 그의 존재는 양 씨 입장에서 불리한 존재로 전해졌다. 그가 언급한 내용은 대포폰, 필리핀에서 진행한 작업, 직원을 동원한 끌어올리기 등 일종의 ‘스모킹건’이기 때문이다. ‘스모킹건’이란 어떤 범죄나 사건을 해결할 때 나오는 결정적 증거를 말한다.

한편 양 씨는 이날 낮 12시10분께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형사 합동수사팀에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양 씨는 △폭행 △특수상해 △동물보호법 위반 △강요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저작권법 위반 등 최소 9가지다. 경찰은 이르면 오늘(8일)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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