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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허리케인 때문에…마트 주차장서 하룻밤 보낸 신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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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허리케인 때문에…마트 주차장서 하룻밤 보낸 신생아 [이미지출처=AP통신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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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허리케인 때문에…마트 주차장서 하룻밤 보낸 신생아 [이미지출처=AP통신 화면 캡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메이저급 허리케인 '마이클'이 미국 플로리다주 팬핸들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이후인 지난 15일 밤, 문을 닫은 월마트 주차장에는 태어난 지 3일 밖에 되지 않은 아기 루크가 있었다.


이날 루크의 아버지 윌머 카프스는 아내 로레인다 스미스, 루크와 이곳에서 가장 긴 하룻밤을 지샜다. 하늘에 별이 가득했던 그날 아이 어머니는 소형트럭에 있는 침대에 있었고, 아이는 그녀 옆 카시트에 있었다. 카프스 씨는 밤을 지샜고 도움이 없는 상황에서 아이가 병원 밖에서 지내는 첫 밤을 어떻게 하면 좋을 지 고민했다.

카프스 씨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항상 내가 다른 사람들 도왔던 사람이었던 만큼 (이 상황이) 정말 속상했다"고 말했다. AP는 이날 카프스 씨 가족을 마트 밖에서 만났고, 사진기자가 병원까지 동행한 뒤 이후 기부자가 제공한 호텔에서 지내는 그들을 다시 만났다.


루크의 탄생 이야기는 허리케인 마이클이 가장 심하게 강타한 플로리다 팬핸들 지역의 피해가 막심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스미스 씨는 당초 병원에서 지난 11일 분만을 유도할 계획이었으나 허리케인 마이클이 이 지역을 강타했다. 스미스 씨는 예정대로 병원에 갔지만 걸프만지역 의료센터에서 그날 분만할 수 없다고 말했고, 차를 찾지 못해 결국 걸어서 집까지 돌아와야했다.


아기 루크는 결국 지난 13일 새벽 알라바마 도탄에서 태어났다. 병원에서 퇴원한 뒤 인근 호텔을 찾을 수 없었던 이 부부는 플로리다로 다시 차를 돌렸고 큰 피해를 입은 집에 머물 수 없어 결국 월마트 주차장에 자리를 잡았던 것이다. 카프스 씨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면서 "그곳엔 미풍이 불었고 벌레가 물지 않았다. '이제 우리 괜찮아'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아기 루크와 산모 스미스 씨는 건강했다. 다만 스미스 씨는 "우리는 정규직 직업과 집 등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한 때 모든 것을 가졌었지만 그 다음 날에는 아무것도 갖고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AP는 당시 이들을 발견한 AP 소속 사진기자가 걸프만지역 의료센터로 데려와 아이의 상태를 체크했지만 숙소는 제공받지 못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후 연방재난관리청은 카프스 씨 가족에게 대피소로 가는 것을 제안했지만 카프스 씨는 안전과 위생 문제를 우려해 다시 월마트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그러던 와중 카프스 씨 가족은 이곳에서 한 보안요원을 통해 파나마시 해변 인근 호텔일 구할 수 있게 됐다. 카프스 씨는 "이런 사람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오늘 밤 주차장으로 돌아갔을 것"이라면서 도움을 준 이들을 '신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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