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vs 외벌이…가사노동 금액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최종수정 2018.10.11 17:10기사입력 2018.10.11 17:10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통계청이 지난 8일 발표한 전업주부의 가사노동 경제적 가치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는 한국 사회에서 현실적인 근로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반면 여성들 사이에서는 맞벌이와 외벌이를 기준으로도 여성들이 더 많은 가사노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생산 위성계정(무급 가사노동가치 평가)’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 연간 무급 가사노동의 가치는 여성이 1인당 1076만9000원, 남성이 1인당 346만9000원이었다.
여성이 수행하는 가사노동의 가치가 1인 평균을 기준으로 남성의 약 3.1배에 달하는 셈이다.

시간당으로 계산하면 10,569원으로 당시 최저임금의 2배가량이 된다. 이를 성별 구분 없이 계산하면 연간 가사노동 가치의 1인 평균은 710만8,000원이다.

1인당 연간 가사노동 가치도 여성은 1076만9000원이지만 남성은 342만8000원이었다. 이는 성별에 따라 가사노동 시간이 크게 차이 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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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를 둘러싼 시각 차이다. 통계청의 해당 자료를 근거로 여성 인권 신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부 남성들은 우리나라의 근로 시간이 길다 보니 가사노동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이 때문에 결국 가사노동 금액 등 관련 수치도 여성들에게서 높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인 임금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052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번째로 긴 것으로 조사됐다.

OECD 국가 평균 연간 근로시간은 1692시간이었고, 연간 근로시간이 가장 긴 국가는 멕시코로 2348시간이었다.

이 가운데 남녀 고용격차는 OECD 최고 수준이었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우리나라 노동시장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통계로 보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 자료를 보면 2016년 우리나라 15~64세 고용률은 66.1%로, 남성과 여성 고용률 격차는 컸다.

남성고용률은 75.8%로 OECD 평균(74.8%)보다 높은 반면 여성고용률은 56.2%로 OECD 평균(59.4%)보다 낮았다. 성별고용률 차이가 19.6%p, OECD 35개국 중 터키·멕시코·칠레에 이어 4번째로 격차가 컸다.

이와 관련해 한 네티즌은 “맞벌이일 경우에는 욕먹어도 할 말 없지만 국가 중 근로시간이 가장 긴 국가라는 건 어느 정도 원인이 아니냐……. 기업이랑 사회를 먼저 탓해야지, 먼저 사람을 탓하면 어떻게 하냐…….”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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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반박 의견도 있다. 다른 네티즌은 “외벌이라 여자가 집안일 거의 한다고 합시다. 근데 애 낳으면 솔직히 육아는 공동이지”라면서 여자는 집안일 하는 거라 밤새 애 보는 거 당연하고 남자는 바깥일 해야 하니까 밤에 자야 하고 애를 낳아. 그전에 그냥 결혼도 하지 말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남성들의 가사분담 시간은 하루 45분에 불과해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가 잡힌 국가들 가운데 유일하게 1시간이 채 안 됐다.

지난해 7월 고용노동부가 2014년 기준 OECD 통계와 한국노동패널조사를 활용해 성별 가사분담률(무급노동시간 비중) 및 총 노동시간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 남성의 가사분담률은 16.5%로 통계를 산출한 26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한국 여성은 남성의 5배가 넘는 227분을 하루 동안 가사노동에 할애했다.

맞벌이와 외벌이를 기준으로 결과를 보면 한국은 ‘외벌이’가 46.5%로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전일제 맞벌이’(20.6%), ‘전일제+시간제’(8.8%) 순이었다. 전일제와 시간제를 합쳐 맞벌이 부모 비중이 한국은 OECD 평균(58.5%)의 절반 수준(29.4%)에 그쳤다.

이 밖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지난해 1월 발간한 ‘기혼여성의 재량시간 활용과 시간관리 실태연구’ 보고서를 보면 맞벌이 부부 중 아내가 가사노동에 사용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3시간27분으로, 남편(58분)보다 3.6배 많았다.

남편의 노동시간은 아내보다 1시간24분 더 많았지만, 가사노동에 아내가 남편보다 더 들이는 시간(2시간29분)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노동시간은 남편이 하루 평균 6시간44분, 아내가 1시간47분으로 조사돼 출산 후 일을 그만두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는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가사노동을 금액으로 환산한 ‘가계생산 위성계정 개발 결과’를 보면 전체 여성 가사노동의 가치를 남성 가사노동의 가치로 나눈 값은 1999년 3.98, 2004년 3.36, 2009년 3.25, 2014년 3.09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남성 가사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0.1%, 22.9%, 23.6%, 24.5%로 점차 높아졌다. 반면 여성의 가사노동 가치 비중은 79.9%, 77.1%, 76.4%, 75.5%로 소폭 낮아졌다.

관련해 통계청은 “남자는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 증가로 가사노동 비중이 증가하고, 여자는 음식준비, 미성년 돌보기 등에서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통계청이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추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유엔(UN)은 이미 1985년 “여성의 무급노동 기여는 국민 계정과 경제통계 등에 반영돼야 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프랑스, 핀란드, 스위스, 영국, 일본 등 20개 국가가 이미 이런 통계를 작성하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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