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양극화, 서울과 지방 부동산 격차 심화…9월 서울 최고가, 대구 아파트 192채 살 가격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억’소리가 절로 나는 부동산시장에서 5000만원은 전셋값에도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는 몇 억원 정도의 자금으로는 사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서울의 어떤 지역은 10억원을 갖고 있어도 ‘평범한’ 아파트 한 채를 구입하기 어렵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9월 현재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0억150만원이다. 지역 최고가 아파트가 아니라 보통의 아파트 가격이 그 정도라는 얘기다. 보통의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0억원을 넘는 것은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실제로 강남구는 14억1000만원, 서초구는 12억9250만원, 송파구는 10억8500만원에 이른다. 이제는 강북의 용산구까지 10억원을 돌파했다. 부동산시장에서 서울의 위상은 상상 그 이상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올라온 9월 실거래 사례 1만7315건을 분석한 결과, 최고가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178.94㎡로 9월 초순 48억원에 거래됐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69.31㎡는 36억3000만원, 강남구 청담동 연세리버빌 236.42㎡는 33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1~3위는 모두 서울 소재 주택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100위권을 살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92건은 서울 소재 아파트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 가격을 고려하면 내 집 마련의 꿈은 어려워진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소득 수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데 집값은 해마다 뛰고 있기 때문이다. 용산구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지난해 9월 7억3500만원이었는데 1년 새 2억6650만원이 올랐다.
서울에 쏠린 시선을 지방으로 돌리면 의외의 결과가 나타난다. 부산이나 인천, 대구, 광주, 대전과 같은 광역시에서 5000만원의 돈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구 달성군 논공읍 평광현대4단지 50.74㎡는 9월 초순 25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아크로리버파크 매매가로 무려 192채를 살 수 있는 셈이다. 부산이나 인천 지역도 비슷하다. 부산 동구 수정동 수정아파트 36.36㎡도 9월 초순 2700만원에 팔렸다.

인천 동구 송현동 송현2단지 46.44㎡도 9월 중순 4800만원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이밖에 대전 대덕구 석봉동 두일아파트 29.73㎡는 9월 초순 3400만원에 거래됐으며 광주 북구 삼각동 혁신타운 32.34㎡는 9월 초순 4500만원에 매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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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고자 5000만원의 돈을 모았다면 부산이나 대구에서는 아파트 두 채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을 다행이라고 여길 수 없는 이유는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심각한 양상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발표를 계기로 지방 부동산시장은 더욱 냉각하는데 서울은 아파트 값 상승 폭만 축소됐을 뿐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서울 아파트 값은 상승 폭은 줄었지만 하락으로 돌아서지는 않고 있는데 지방은 이미 조정기를 맞고 있다”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맞물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더욱 심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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