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회담]文대통령, 北주민에 첫 연설…"손 잡고 새 조국 만들 것"

5·1경기장 집단체조 공연 관람 후 15만 北 주민들에게 인사말
북한주민 대상 한국 대통령 연설은 처음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방문 이틀째인 19일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를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을 향해 연설하고 있다. <메인 프레스센타 생중계 화면>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15만 북한 대중들 앞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밤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집단체조를 관람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의 소개로 인사말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오늘 나와 김 위원장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조치들을 구체적으로 합의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백두에서 한라까지 아름다운 우리강산을 영구히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자 확약했다"며 "그리고 더 늦기 전에 이산가족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들을 신속히 취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위원장의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렇게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 나와 함께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길을 향해 뚜벅뚜벅 걷고 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또 이번 평양 방문에 대해 "이번 방문에서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봤다. 김 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가고자 하는지,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 있는지 절실히 확인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민족은 우수하다. 우리 민족은 강인하다. 우리 민족은 평화를 사랑한다"며 "그리고 우리 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 대중들 앞에서 공개연설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애초 공연 초반 1~2분 간 이뤄질 것으로 예고됐으나, 실제로는 공연 후, 약 7분간 진행됐다. 북한 주민들은 문 대통령의 인사말이 진행되는 동안 모두 12차례에 걸쳐 박수갈채와 환호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