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위문공연 ‘성 상품화 논란’…“말초적 신경 자극일 뿐”
최종수정 2018.09.14 18:25기사입력 2018.09.14 10:35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여성 피트니스 모델이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군부대에서 위문 공연을 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이를 둘러싼 성 상품화 논란이 불거졌다. 육군은 즉각 사과했지만 “군대 위문공연 폐지하라”는 취지의 청원이 등장하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5일 유튜브에는 ‘피트니스 모델 군부대 위문공연’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게재됐다. 영상에는 피트니스 대회 때 착용하는 비키니 차림의 여성이 몸매를 강조하는 각종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노출 수위를 지적하며 여성이 군인을 위해 성적 대상화가 되는 것이나며 비판을 제기했다. 네티즌들은 영상을 공유하며 “군 위문공연 폐지” 주장에 목소리를 높였다.

본래 군부대 위문공연의 취지는 고통을 직면한 군인들을 위로하고 마음에 휴식을 주기 위한 것으로 1960~1970년대 초반 베트남 전쟁이 도화선이 됐다. 우리 군은 8년간 베트남 전쟁에 군국을 파병했는데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자유 수호를 위해 싸우는 장병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고국에서 위문공연단을 조직했다. 베트남 파병 부대 위문공연단에는 당시 최고 인기 스타인 윤복희, 이미자, 현미, 구봉서, 배삼룡 등이 포함됐다.
이례적으로 1971년 미스코리아들이 베트남으로 가서 위문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이들은 생사가 오가는 전쟁터에서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하는 군장병들에게 민간인 아티스트들이 찾아갔다. 해당 소재를 모티브로 해 수연, 이준익 감독의 영화 ‘님은 먼곳에’가 제작되기도 했다.
사진=대한민국 육군 페이스북

육군 측의 공식 사과에도 비난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성 상품화로 가득찬 군대 위문공연을 폐지해달라’는 관련 국민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청원자는 "피트니스 모델이 반 쯤 헐벗은 옷을 입고 자세를 취하는 것은 위문공연이라고 한다"며 "여성을 군인으로 보는 건지 진열대의 상품으로 보는 건지 기괴할 따름"라고 지적했다.

그는 “군인을 위한 여성의 헐벗은 위문공연이 왜 필요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군대 위문공연 폐지”를 촉구했다. 해당 청원은 1만 명이 넘는 이들에게 동의를 받았다.

다만 이같은 현상을 두고 여성단체는 "군인들에 대한 인격모독"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군인들이 선정적인 무대를 좋아할 것이라 생각한 군 문화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말초적인 신경을 자극한 것일 뿐 군인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주장했다.

행사를 주최한 단체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불거지자 육군 수도방위사령부는 영상을 삭제 조치하고 공식 사과했다. 육군은 지난달 17일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해당 공연은 안양 소재 예하부대에서 진행한 ‘외부단체 공연’이었다"며 "당시 공연은 민간단체에서 주최하고 후원한 것으로 부대 측에서는 공연 인원과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연은 1시간 가량 진행됐고 가야금 연주, 마술 공연, 노래 등 다양하게 구성했는데 이 중 피트니스 모델 공연도 포함돼 있었다"면서 "향후 외부단체에서 지원하는 공연의 경우에도 상급부대 차원에서 사전에 확인해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안현진 여성환경연대 활동가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이전부터 걸그룹 등 의 위문공연은 문제가 되었었는데 해당 위문공연의 노출 수위가 아닌 여성이 남성을 위문해야한다는 사고방식 자체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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