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새 노조 설립 공식화…"최대한 빨리 출범"

포스코 노조 준비위, 다음달 초 노조 출범 계획

최종수정 2018.09.13 15:07기사입력 2018.09.13 15:07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포스코에 새로운 노동조합 설립이 공식화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동조합은 1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포스코 노동자 금속노조 가입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노동자들의 금속노조 가입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추혜선 정의당 의원, 백석근 금속노조 사무총장, 법률지원단 권영국 변호사를 비롯해 포스코 조합원 9명이 참석했다.

앞서 포스코의 일부 직원들은 '포스코의 새로운 노동조합 준비위원회'를 세우고 금속노조와 함께 노조 가입신청을 받아왔다. 이들은 다음 달 초 노조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금속노조에 가입하면 고용노동부에 별도의 노조설립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구체적인 출범시기와 가입인원은 밝히지 않았다. 준비위는 당초 이달 1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하려 했던 비공개 조합원 총회 날짜도 변경했다.

포스코 노동자들은 금속노조 출범 선언문에서 "50년을 이어온 권위주의와 수직적인 기업문화, 가시적인 성과만을 중시하는 성과주의의 악습과 관행들로 인해 창의성은 자취를 감췄다"며 "현장 노동자들에 대한 모욕적이고 비인간적이며 차별적인 대우가 한계를 넘고 있다"라고 노조 가입 이유를 밝혔다. 포스코 조합원 9명은 이날 가면을 쓰고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 관계자는 "아직 지회 설치가 안 된 상태인 만큼, 포스코 새 노조 지도부를 구성하는데 탄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출범과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회사 측이 노조 설립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상섭 금속노조 포항지부 사무국장은 "회사 측이 저근속자 중심으로 예정에 없던 회식 등을 통해 노조를 음해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특정부서를 중심으로 현장의 직책 보임자들에게 평상시 구비돼 있던 블랙리스트를 활용해서 노조가입 가능성이 큰 인원을 좁히고 집중적으로 면담하라는 지침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개적으로 조합원들을 회유, 미행, 감시하는 것은 드러나지 않으나 우회적으로 노조 가입을 막기 위해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설립을 위한 법률 지원을 담당하는 권영국 변호사도 "포스코가 복수 노조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포스코에 노조는 형식상 존재해왔다. 1987년 민주화 열풍에 힘입어 1990년 조합원 1만9800명을 거느린 거대 노조가 탄생했지만, 노조 간부의 금품수수 사건으로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해 현재 조합원 수가 10여 명에 불과하다. 현재는 1997년 세워진 노경협의회가 직원들의 임금협상, 복리후생, 근로조건 문제 등을 협의하며 사실상 노조 역할을 하고 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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