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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뉴웨이브] 한국식 지배구조 모델인 가족기업 장점 살리자
최종수정 2018.09.06 09:17기사입력 2018.09.04 14:34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지정한 60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에 속하는 기업집단 중 총수(오너) 있는 52개 가족기업집단을 재벌이라 한다. 이들 중 상위 5대 가족그룹의 매출이 60대 전체 그룹 매출액의 56.7%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력이 집중돼 있다. 그러나 가족기업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견이상을 기준으로 프랑스와 독일은 40%, 유럽은 35% 이상이 가족기업이고, 포춘(Fortune) 500대 기업의 약 37%, S&P 500 중 약 35%가 가족기업이다. 미국 만은 그렇지 않은데 이를 '미국 예외현상(American Exceptionalism)'이라 한다. 가족기업의 성과가 전문경영인 기업보다 월등하다는 것은 수많은 연구로써 증명되고 있다.


가족이라서가 아니라 경영능력이 문제인 것이다. 오너 있는 기업은 장기적 안목에서의 경영계획 수립, 신속한 의사결정, 과감한 연구개발(R&D)투자, 위기 상황에서의 구심점 기능, 주주가치의 실질적 확보 등 많은 장점이 있다.



오너 있는 기업집단의 시장집중도가 높다고 불만인가.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국 반도체 시장을 석권해서 잘못됐다고 하는 것과 같다. 시장집중도가 높아서 나쁘고 낮아서 좋다는 것은 근거 없다. 시장집중도는 캐나다 0.5, 이스라엘 0.18, 호주 0.17, 한국 0.14, 중국 0.08, 미국 0.06이다. 경제력 집중도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대기업 그룹의 경제력이 너무 크고, 한국의 부(富)를 몇몇 기업이 다 빨아간다는 것도 완전한 오해이다. 삼성전자의 이익 80% 이상이 해외 매출에서 발생한다.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66%가 해외에서 제조되고 85%가 해외에서 판매된다.

대기업 집단과 중소기업과 소득 격차, 또는 부자와 빈자 간의 격차가 너무 커서 양극화가 심화됐다고 말하지만, 국민 대부분이 절대빈곤에 빠져 기아에 허덕이는 것은 아니다. 지금도 한국 중소기업에는 일자리가 넘쳐나지만 청년들은 외면한다. 상대적 소득 격차를 절대빈곤으로 오해하는 것이고 이것 역시 착각이다. 대기업들이 연간 국가에 납부하는 수십 조 세금으로 이 나라가 굴러간다. 경제력 집중도를 해소하려면 기업은 해외로 뻗어나가 성공해서는 안 되고 모두 국내에서 좀비가 되어 서로 죽기로 싸워야 한다.


가족기업은 선진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유지배구조이고 나쁜 것이 아니다. 유일한 기준으로 경영성과에 기초한 지배구조 평가가 중요한 것이다. 가족지배구조를 이른바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다. 기업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이윤 창출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있다. 지배 구조에 대한 평가도 경영성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재벌개혁을 기치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의 정책 목표로서 공익법인을 규제하고, 금융ㆍ보험회사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지주회사 요건을 강화하며, 기존 및 신규 순환출자를 해소 등의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는 국가 간의 무한경쟁시대에는 한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고, 국제 마라톤에서 한국 선수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며, 단기에 치고 빠지는 악성 펀드들의 먹잇감이 되어 국부를 유출시킬 뿐이다. 재벌그룹 내부 거래를 사익추구(tunneling)가 문제인데, 적어도 한국 대기업에서 사익추구는 바로 배임죄로 연결되므로 모든 총수가 떨고 있는 문제이다. 모든 경영자들이 총수를 감옥에 보내지 않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있다.


스타트업부터 시작해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통 대기업은 대기업으로 출발함으로써 그 확장가능성이 거의 무한대이다. 스타트업도 중요하지만 대기업이 더욱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켜야 한다. 포춘 선정 Global 500기업은 미국 126개, 중국 120개, 일본 52개인데 한국은 16개뿐이다. 세계 10위 안에 든 한국 기업은 없다.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최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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