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5兆 투자…현대重 온산부지에 에틸렌 공장 짓는다

양사 2000억원대 매매계약, 150만t 규모 생산설비 사업타당성 검토…1단계 투자한 RUC.ODC 설비는 3분기 상업가동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사진= 에쓰오일 제공]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에쓰오일(S-Oil)이 현대중공업이 내놓은 온산공장 부지를 매입, 총 5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산업의 쌀'으로 불리는 에틸렌 자체 생산시설을 건립한다. 40만㎡에 달하는 이 부지는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공장으로 사용돼 왔지만, 최근 일감이 전혀 없는 탓에 유휴부지가 됐다.

22일 에쓰오일은 울산시에 연간 150만t 규모의 에틸렌을 생산할 수 있는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을 짓기 위한 사업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연초부터 검토해온 추가 투자 계획의 방향성을 확정한 것"이라며 "2023년쯤 투자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장이 들어설 부지는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온산공장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달에 현대중공업과 이 부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온산공장 등 유휴부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매매가격은 2000억원대 인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쓰오일의 이번 투자는 스팀 크래커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은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사업 2단계다. 1단계 사업이었던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ㆍ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DC)는 올해 상반기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현재 시험가동 중이다. RUCㆍODC 설비는 3분기 중 상업가동에 돌입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RUCㆍODC 역시 5년간 5조원을 투입한 대규모 프로젝트였는데 에쓰오일이 곧바로 5조원짜리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에쓰오일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에틸렌 및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설비로 원료 조달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투입해 스팀 크래커에서 에틸렌 1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며 "에틸렌을 생산함으로써 석유화학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팀 크래커에서 생산한 에틸렌을 올레핀 다운스트림 시설에 투입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생산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에쓰오일은 2단계 프로젝트를 위해 울산시 온산공장에서 가까운 부지 약 40만㎡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매입했다. 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대규모 단일 설비를 갖춤으로써 경제성과 운영 효율성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요구에도 화답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2단계 프로젝트 건설과정 중 연평균 270만명, 상시 고용 4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건설업계 활성화 및 수출 증대 등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가 RUCㆍODC 프로젝트 이후 회사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경쟁력 제고,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 등을 통해 회사의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