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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제재 선박 입항 대응 '고심'…美·러 대북제재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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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美제재 선박 입항 대응 '고심'…美·러 대북제재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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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미국 정부가 북한과 석유를 환적해 유엔 결의안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독자재제 대상으로 지정한 러시아 선박이 부산항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정부는 관련 부처와 협의에 착수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2일(현지시간) 미 재무부가 21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및 미 독자 제재를 위반해 제재 명단에 추가한 러시아 선박들의 운항 기록을 추적한 결과 세바스토폴 호는 20일 오후 현재 부산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VOA는 선박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을 통해 추적한 결과 세바스토폴호가 14일 부산에 입항해 20일까지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정부 당국자는 "세바스토폴호 입항과 관련해 현재 관련부처와 협의중이며 그 결과에 따라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미국의 독자재제 선박이긴 하지만 우리가 아직 위반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만큼 조사를 통해서 결과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 재무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소재 프리모례 해양물류 주식회사, 구존 해운 주식회사를 제재하면서 이들이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러시아 선박 6척을 제재했다.


제재 대상이 된 러시아 선박 6척은 패트리어트, 벨라, 넵튠, 보가티르, 파르티잔, 세바스토폴호다. 이 중 패트리어트 호는 올해 초 북한 선박 청림2호와 천마산호에 석유 1500t과 2000t을 환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자 러시아 정부는 미국의 독자 제재에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반박에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조치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 고집스럽고 편협하며 공격적인 미국의 접근법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러시아는 자국의 이익을 해치지 않으면서 대응할 것"이라면서 "건설적인 의제에 대해 차분하고 체계적인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북 제재를 강요하는 미국의 시도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러시아가 맞대응을 예고하면서 우리 정부도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보리 결의 2397호 9항은 대북제재 위반 선박에 대한 제재를 가하기 위해 금수품 운송 또는 금지 활동 관여한 것으로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는 경우 억류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부산항에 정박하고 있는 세바스토폴호의 위반에 대한 조사를 통해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북한산 석유를 환적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한 셈이다.


앞서 북한산 석탄 반입 조사에서도 러시아산이라는 원산지 증명서의 진위가 확인되고, 기타 북한산이라는 것을 입증할 증빙서류가 확인되지 않아 1건이 무혐의 처분된 경우도 있다.


당사국인 러시아가 관련 사실을 확인해주면 위반 사실 입증이 수월하지만, 미국의 제재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러시아를 통한 혐의 조사는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우리 정부는 공해상에서 선박간 환적에 가담한 라이트하우스 윈모어호와 코티호, 북한산 석탄을 운반하는 데 관여한 탤런트 에이스호 등 3척을 억류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이들 선박을 억류할 수 있었던 가장 이유로 상당히 직접적인 물증이 있었다"면서 "아직 조사를 진행하지 않아 이번 사안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美제재 선박 입항 대응 '고심'…美·러 대북제재 '신경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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