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대한항공, 1년새 화물기 6대 매각 이유는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1초

국제화물 수송 순위 4위서 5위로
장기 불황·가격 경쟁력 악화 겹쳐
노후항공기 B747F 중점 매각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해 이후 화물전용기 6대를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운송 비중이 높은 반도체는 호조를 지속하고 있지만, LCD·휴대폰 등의 운송이 수년간 지속적으로 줄어든데다 중국 경쟁사들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자 공급 축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화물기 보유대수는 지난 2016년말 31대에서 올 2분기 말 기준 25대로 6대가 줄었다. 대한항공은 노후항공기에 속하는 B747F기 7대를 중점 매각하고 연료 효율이 좋은 B777F 1대를 매입해 전체 보유대수는 줄이면서 화물기 평균 기령은 9.4년에서 6.3년으로 개선했다.


대한항공, 1년새 화물기 6대 매각 이유는
AD


대한항공이 화물기 보유대수를 대폭 줄인 것은 항공화물 공급량 축소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항공화물 사업은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 들어 운임과 물동량이 반짝 상승하는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전체 수요 성장세는 2010년 이후 9년째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 1~5월 누적 글로벌 항공화물 탑재율은 44.5%로 전년동기대비 0.4% 하락했다.


대한항공의 올 2분기 항공화물 수송량(FTK)은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했다. 전체 운송량의 약 27%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물량 증가로 수요가 일부 회복되면서 운임이 12.4%(한화 기준) 상승했지만 전체 수송량은 줄어드는 추세다. 이 기간 대한항공의 해외발 수송톤은 2% 증가했지만 한국발 수송톤은 13%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중동, 중국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항공기를 도입하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운임 단가를 내리면서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고 있다. 중국남방항공과 에어차이나는 2015년 20% 이상 공급을 증가한 데 이어 계속해서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대한항공의 중국 노선 화물 운송 비중은 10% 수준으로 경쟁력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때 항공화물 수송에서 세계 1~2위를 달리던 대한항공은 최근 3~4년 새 5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IATA가 최근 발표한 '2017 세계 항공수송통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국제항공화물 부문 순위가 4위로 전년(5위) 대비 1계단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노후항공기 처분에 따른 대체항공기 투입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장기적으로 화물사업 부문의 운임 단가 하락과 물동량 정체를 딛고 반등을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화물 전용기를 띄우는 대신 여객기의 화물칸(벨리카고) 위주의 운송을 통해 수익 개선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벨리카고는 대형 여객기의 동체 하부 화물실에 화물을 적재해 운송하는 방식으로, 전용 화물기 보다 운임 수입은 낮지만 여객과 화물 수입을 동시에 얻을 수 있어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항공사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외국 항공사들이 낮은 운임에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대한항공이 화물기를 줄이는 대신 여객기 벨리카고를 통한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업황 악화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